Reference 3.1 (300B)

오디오 스페이스 Reference 3.1은 진공관 300B를 출력관으로 사용하는 앰프다. 우선 4극이나 5극 빔관이 아닌 300B 라는 3극관의 사용은 음질적으로 한정된 특성을 알려준다. 다름 아닌 저역 특성, 댐핑에 관련된 문제다. 대게 삼극관을 사용할 경우 저역 댐핑이 부족해 허약한 저역을 내기가 쉽다. 또한 출력에 있어서도 고출력을 구현할 수 없다. 대신 중역의 디테일, 고역의 청아한 울림과 배음은 4, 5극 빔관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다. 그래서 풀레인지 스피커에 12옴 탭을 엮어서 그 황홀한 중, 고역을 실내악에서 즐기곤 한다.
300B 가 아닌 KT88을 출력관으로 사용했었다. 동일한 모양, 동일한 섀시를 공유하고 있다. 게다가 겉으로 보기에 트랜스포머도 모양은 동일하다. 6N8P 드라이브관과 12AX7 쌍삼극관도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입력 임피던스 100K 옴, 포노는 47K옴, 입력효율도 동일하다.
겉으로 보기에 마치 쌍둥이처럼 대비되는 Reference 3.1 은 겉으로 보기엔 출력관만 바뀐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매우 다른 전기적 특성과 설계의 차이를 보인다. 우선 이번 Reference 3.1 은 삼극관을 채널당 2개씩 사용해 채널당 21와트의 출력을 얻어냈다. 싱글이 아닌 푸쉬풀 출력이며 클래스 A 증폭을 함으로써 삼극관치고는 출력을 매우 높게 뽑아낸 케이스다. TR 로 치면 A클래스 증폭으로 백 와트 이상 대출력을 구현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렇게 뚝딱뚝딱 쌍둥이 같은 모델을 하나는 300B 푸쉬풀, 하나는 KT88 로 만드는 능력은 오디오 스페이스의 걸출한 엔지니어 피터 라우(Petere Lau)의 능력 덕분이다. 사실 우리에게 어쩌면 생소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외관에서 풍겨 나오는 디자인은 어디선가 다른 메이커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도 그럴 것이 피터 라우의 오디오스페이스는 OEM, ODM 으로 성장해온 홍콩 브랜드다.
하지만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것이 오디오 스페이스는 자체 설비를 모두 갖춘 자사의 대단위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Corilex Technology Deveolpment’라는 이름의 공장은 중국에 있으며 홍콩 본사에 의해 모든 설계, 공정이 조율되는 형태다. 오랜 OEM 등을 통해 성장해왔기에 매우 다양한 경험과 기술적 R&D 가 충분히 이루어졌다. 따라서 3극과 4극 5극 등 여러 진공관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마란츠 7과 마란츠 9을 바탕으로 Houston7 과 Houston9 같은 제품을 개발했던 바탕은 의심할 바 없는, 풍부한 기술과 축적된 노하루를 간직한 메이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