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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월드 소식

포터블 시장의 게임 체인저 - 코드 휴고2(Hugo2)

[프리미엄헤드폰가이드] Chord 2022-04-12 조회수 1,187




  코드에게 있어 휴고(Hugo)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2014년 1월 자사 최초의 포터블 DAC/AMP 휴고의 출시는 포터블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포터블로  사용하기에는 큼지막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포터블 유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이후 코드가 포터블 시장에 또 어떤 신제품을 선보일지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코드는 2015년 10월 휴고의 플랫폼을 이어가며 사이즈를 대폭 줄인 모조(Mojo)를 선보였고, IT 분야에서는 이례적으로 하이엔드 포터블 AMP 시장에서 모조의 인기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있다. 




 휴고 플랫폼의 흥행은 비단 포터블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거치형 기기로도 이어졌다. 순수 DAC인 2Qute와 거치형 DAC/AMP 휴고TT(Hugo TT), 나아가 자사의 플래그쉽 DAC 데이브(Dave)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코드를 제2의 전성기로 이끌었다. 이 모든 초석이된 제품이 휴고이니 코드이니 코드에게 이만한 효자도 없을 것이다.



최초의 휴고 플랫폼이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코드는 2세대 휴고로 다시 한번 유저들을 매료시키려 한다.



보다 정돈된 디자인



 코드 기기들의 디자인은 마치 SF 영화에 나올 법한 모양새로 누가 보아도 코드의 기기인 줄 알 정도로 독특하다. 포터블 기기로 처음 출시된 휴고1 역시 그 동안 이어진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는데, 미래적인 디자인과는 달리 곡선으로 처리한 모서리 부분들이 조화롭지 못한 인상이었다. 하지만 모조를 거쳐 휴고TT로 이어지며 코드의 포터블 라인업의 디자인도 점차 완성되는 모습을 보였고, 이번에 출시된 휴고2의 디자인은 휴고1의 촌스러움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대신 딱 떨어지는 세련된 옷을 입고 등장했다. 전체적인 틀은 휴고TT처럼 각지게 처리했고 조작 버튼은 모조처럼 반투명 볼 버튼 방식을 택했다. 휴고2의 조작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볼 버튼에 들어오는 생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잇는데 이 역시 이제는 코드 고유의 특질이 되어 버린 듯하다. 모조와 휴고2 버튼 사이의 사소한 차이라면 모조의 볼 버튼은 자유롭게 굴리는 것이 가능한 데 반해 휴고2의 버튼은 고정되있다는 점 정도이다.









 휴고2의 모든 조작 버튼은 기기 상단에 배치되었다. 상단 한쪽에 가지런히 배열된 4개의 볼 버튼은 왼쪽부터 차례로 전원, 크로스피드(X-PHD), 인풋, 필터 선택 기능을 수행한다. 필터 선택은 이전 휴고1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능으로 뒤에서 보다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내부 FPGA 프로세서가 훤히 보이는 원형의 투명 창 아래에는 볼륨 휠이 놓였다. 볼륨 및 모든 조작 버튼의 정보는 색상으로 표시된다. 이전에 휴고 시리즈를 사용했던 사람들 이라면 익숙하겠지만 휴고2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볼륨이나 음원 해상도 표시는 무지개 색깔을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둘 모두 가장 높은 등급은 흰색으로 표시된다. 나머지 크로스피드나 필터 표시는 표시되는 색상이 몇 되지 않으므로 설명서를 참조하자. 휴고1에서 이보다 문제였던 부분이 각 단자 및 버튼이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기기에 전혀 표시가 없었다는 점이다. 다행히 휴고2에서는 각각의 버튼이 어떠한 기능을 담당하는지 새겨두어서 제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배려했다.



 조작 버튼은 조합에 따라 또다른 기능을 담당한다. 전원을 켤 때 전원 버튼과 크로스피드 버튼을 동시에 누른채로 몇 초 동안 유지하면 휴고2가 라인아웃 모드로 진입한다. 이는 RCA 출력단 등을 활용하여 휴고2에 별도의 앰프를 물려 사용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을 활용하여 휴고2에 별도의 앰프를 물려 사용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라인아웃 모드는 코드의 다른 기기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앰프의 출력을 설정해 놓은 출력 레벨로 맞추는 방식인데 휴고2의 경우 3V로 고정된다. 따라서 라인아웃 모드로 한다. 참고로 모조도 동일한 기능이 있지만 모조의 경우 버튼이 볼륨 조작을 담당하므로 완전히 꺼지지 않고 불빛의 밝기만 살짝 조정되는 수준이었다.











 측면부에는 입출력 단자들이 보이는데 한쪽은 두 개의 헤드폰단(6.3, 3.5 단자)과 앰프와의 연결을 위한 RCA출력 단자, 그리고 동축 및 광 입력 단자가 순서대로 배열되었고, 다른 한쪽은 각각 충전과 입력을 담당하는 두개의 마이크로 USB 단자만 놓아두었다. 입출력 단자 역시 휴고1에 비해 쓰임에 맞게 정돈된 것으로 이제는 쓰일 일이 없는 SD USB 입력 단자 등이 사라진 것이 눈에 띈다. 그리고 충전 방식도 휴고1의 AC 아답터 연결 방식에서 USB 충전 방식으로 변경되었는데. 이는 단순히 편의를 위한 변경이 아니라 추후 폴리처럼 휴고2와 연결할 모듈 개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면에 다른 단자들을 전혀 배치하지 않은 데다가 양 쪽에 모듈체결에 사용될 법한 두 개의 나사 구멍의 존재가 이를 뒷받침한다. 모조와 폴리처럼 두 기기를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충전시키려면 USB 충전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휴고1과 동일하게 휴고2도 Apt X 코덱의 블루투스 연결도 지원하지만 개인적으로 휴고2를 사용할 마니아라면 극히 제한된 경우가 아닌 이상 블루투스 연결 기능을 활용할 일은 매우 드물 듯하다.



 이전에 비해 단자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었다곤 하나 본체에 완전히 삽입되어 있는 RCA 단자는 여전히 사용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른다.

휴고1 시절부터 RCA 단자는 중간에 이를 개선한 개선판이 출시될 정도로 많이 거론된 문제이다. 헤드폰단과 달리 RCA 단자는 수단자가 암단자의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까지 체결된다. 그래서 보통의 기기들은 RCA단자가 본체보다 앞으로 튀어나와 있다. 그런데 휴고 시리즈는 포터블 기기라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RCA 입력 단자까지도 본체 내부로 들여놓아서 문제가 된다. 사용하는 RCA 케이블 단자의 굵기가 굵은 경우 끼워지지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디장니도 중요하다지만 사용에 불편을 끼치면서까지 이러한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휴고의 컨셉은 하나의 기기가 포터블과 거치형 용도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휴고2는 충전과 동시에 기기 사용이 가능하다. 참고로 배터리 방식인 휴고TT는 기기 사용 중에는 충전이 불가능 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USB 충전 방식이기 때문에 PC의 USB 단자에 여유가 있다면 충전과 입력 단자 모두 PC와의 연결만으로 해결되지만, 1A로 충전할 경우 충전 속도보다 방전 속도가 더 빨라서 제품 작동 도중 꺼질 수 있으니 2A 고속 충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휴고2의 전원 버튼을 충전 속도에 따라 1A충전시 파란색, 2A 충전시 흭색으로 점등한다.



"휴고2를 능가하는 것은 데이브 뿐"





 TV에서 종종 몇 대가 이어서 음식을 판매하는 맛집이 등장한다. 보통 잘 만든 음식 하나를 가지고 대를 이어 가면서 변함없는 맛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생각엔 코드도 이와 유사하다. 잘 짜여진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을 통해 꾸준히 진보시켜 지금까지 왔으니 말이다. 코드의 디지털 기기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WTA 필터와 펄스 어레이(Pluse Array) DAC이다. 기기는 달라져도 기기에 투입된 기술력의 근간은 변함이 없다. 휴고1이 이후 발매된 모조, 휴고TT, 나아가 데이브 개발의 초석 역할을 했다면, 코드의 플래그쉽 DAC인 데이브의 개발 과정에서 쌓인 여러 노하우가 이제 다시 휴고2에 적용되었다. 제품의 외관, 사이즈, 제품명 등에서 오는 동질성은 언뜻 휴고1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거의 모든 부분이 휴고1에 비해 대폭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과거 코드 제품의 리뷰에서 여러 번 언급된 내용이니 여기에는 두 기술에 대해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이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프로세서부터 살펴보아야겠다. 설명
할 두 가지 기술은 굉장히 복잡한 연산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 만한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춘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때문에 코드는 기성 DAC를 사용하는 대신 개발자가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FPGA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한 DAC를 사용한다.



 휴고2는 모조에도 사용되었던 Xilinx의 Attrix 7 FPGA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모조보다 앞서 출시된 휴고1에는 이전 세대인 Spartan 6 프로세서가 사용되었다. 휴고1에 비해 모조의 사이즈가 대폭 줄어들 수 있었던 데에 성능을 온전히 활용할 환경을 갖추었다.



 WTA 필터의 포인트는 효과적인 업샘플링이다. 고해상도 음원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인간의 가청 주파수 이야기이다. 요지는 가청 영역 이상의 고주파수 대역은 어차피 인지할 수 없는 부분이니 결국 고해상도 음원은 불필요하다는 것인데, 하지만 실제로 고해상도 음원을 들어보면 일반 음원과 음질차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코드는 고해상도 음원일수록, 즉 샘플링 레이트가 높을수록 신호가 전달되는 타이밍이 정확해져서 결과적으로 보다 자연스러운 소리로 인식한다고 말한다. 양쪽 귀로 전달되는 신호의 정확한 타이밍을 위해선 가청 주파수에 맞춰진 CD음질을 훨씬 뛰어넘는 해상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WTA 필터는 업샘플링 과정에서 보다 정확한 원신호로의 복구를 위해 사용되는 알고리즘으로, 필터에 사용되는 탭의 수가 많을수록 복원된 신호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휴고2의 탭 처리 개수는 49,152탭으로 휴고1의 두 배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WTA 필터 연산 처리 과정도 1차 16FS WTA 필터링 후 256FS 2차 필터링을 거쳐 최정적으로 신호를 2048FS 오버 샘플링하게 되는데, 탭수의 차이를 제외하면 이는 데이브의 동일한 신호 처리 과정이다. 이를 통해 휴고2는 시간차를 81nS까지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업샘플링된 신호는 11차 노이즈 셰이핑을 거쳐 펄스 어레이 모듈레이터에서 PWM 신호로 변환되어 펄스 어레이 DAC로 전달된다. 펄스 어레이는 플립 플롭(Flip-Flop) IC와 저항 세트가 묶여 하나의 요소로 작동하는데 휴고1에는 4개의 요소가 병렬 연결되어 사용된 데에 비해 휴고2는 그 수가 10개 요소로 늘어나 노이즈와 왜곡을 더욱 낮추었다. 이밖에 접지와 지터 억제 등 노이즈를 없애기 위한 여러 방법을 도입한 결과 휴고2의 노이즈 플로어 변조 수치는 측정 불가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한다. 휴고2의 스펙을 살펴보면 SNR 126db, THD0.0001% 미만, 출력 임피던스   0.025Ω등 DAC로는 최상급 성능을 뽐낸다. 코드에서 괜히 휴고2를 능가하는 기기는 데이브 뿐이라고 자신하는 것이 아니다. 휴고2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되었지만 성능만 놓고 보면 오히려 '데이브 미니'에 가깝다.



 혹시 모를 오해의 여지를 덜기 위해 미리 언급하자면 어디까지나 이는 디지털단 만을 놓고 보았을 때의 이야기이다. 많은 이들이 휴고2 발표 이후 과연 휴고2가 휴고TT보다 좋은 소리를 들려줄지 궁금해 했다. 더군다나 코드에서 공공연히 휴고2를 데이브에 비교하고 있으니 휴고2가 TT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필자 역시 두 기기 간의 대결 결과가 궁금해서 직접 비교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는 뒷 장에서 살펴보겠다.



코드의 음색에 자연스러움을 더하다



 휴고 라인업들의 디지털단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레시피를 가지고 한 명의 셰프가 만든 음식과 같다. 제품에 따라 세부적인 스펙은 다르지만 이를 활용하는 기술이 동일하니 제품은 달라도 소리의 큰 틀은 일관성이 있다. 디지털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DAC을 자체 개발하기 때문에 외부 요소의 개입 없이 본인들이 추구하는 소리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코드 제품의 소리를 평하는 일은 쉬우면서도 어렵다. 코드 제품을 잘 아는 사람들에겐 우선 휴고2 역시 '코드스러운' 소리의 연장선이라고 말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코드스러운 소리는 '깨끗함'이라는 단어로 정의된다. 기술력에서도 드러나듯이 코드가 추구하는 소리는 레코딩된 음원을 최대한 원음에 가깝게 복원한 뒤 일체의 오차 없이 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여느 오디오 브랜드들의 홍보 문구와 다를 바 없다. '원음에 충실한 소리', 오디오 잡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원음이라는 개념 자체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인 하이앤드 오디오 브랜드들이 모두 제각각의 소리를 목표로 나아간다. 그 중 코드는 정확한 타이밍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로 인해 코드의 소리는 음선의 경계가 명확하고 맺고 끊음이 매우 빠른 깨끗한 소리가 고유의 특성이 되었다.



 때로는 과도한 깨끗함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필자의 경우 휴고1이 그랬다. 깨끗하다 못해 날이 선 느낌, 그리고 높게 잡힌 토널 밸런스 때문에 휴고1 단독으로는 음악을 오래 듣기는 어려웠다. 필자가 휴고1보다 모조를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휴고에 비해 해상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상대적으로 살짝 무게가 실린 모조의 소리가 취향에 더 잘 맞았다. 그래서 이제껏 지인들에게 휴고1과 모조는 성능 차이보다는 음색 차이라고 종종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휴고2로 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휴고2와 휴고1, 모조 사이에는 성능의 차이가 명확하다. 굳이 제품의 스펙을 따져보지 않아도 비청하는 순간 소릿결의 자연스러움에서 승패가 갈린다. 소리의 정확도도 휴고1 보다 더욱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날카롭지 않다. 저역의 비트와 기타 현이 곡 전반에 걸쳐 리듬을 살리는 아델의<25>앨범 2번 트랙 send my love를 비교해서 들어보았다. 휴고1만 들었을 때에는 리듬감에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휴고2와 비교하여 들으니 상대적으로 휴고1의 저역 리듬감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만큼 휴고2의 반응 속도는 매우 빠르다.



 그럼에도 소리가 날카롭지 않게 들리는 것은 저역의 존재감 덕분이다. 샘 스미스의 1번 트랙 Too Good at Goodbye는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샘 스미스가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애절하게 이별의 익숙해짐을 털어놓는 곡이다. 오디오파일이라면 무대 뒤편에서 들리는 핑거스냅과 2절 시작부터 등장하는 드럼 소리를 집중해서 들어볼 만하다. 특히 핑거스냅 소리는 시스템에 따라 위치와 톤, 그리고 박자감까지 차이가 느껴지기도 한다. 휴고2의 높은 해상도는 곡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핑거냅을 정확하게 콕 집어내어 볼륨이 높지 않아도 명확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보다 큰 차이는 저역에서 드러나는데 휴고1과 비교하면 휴고2가 들려주는 저역의 단단함과 듬직함은 한 수 위의 소리이다. 휴고1을 들을 때마다 매번 저역에 아쉬움이 있었는데 휴고2는 그 부분을 완벽히 보완했다. 해상력은 높아지고 저역이 든든해지면서 곡의 스케일이 커져서 여러 면에서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소리이다.




 휴고TT와 비교하면 어떨까. 늘어난 탭 수나 고차 WTA 필터링 등 디지털단에 있어선 휴고2의 우위이지만 결국 오디오는 아날로그단의 성능이 소리를 좌우하니 둘의 대결이 사뭇 궁금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상력에 있어선 휴고2가 신품가 기준 두 배 가량 비싼 휴고TT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소리의 선명함은 휴고2가 낫게 들리기도 한다. 음색 면에선 휴고2와 휴고TT 사이에 거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과거 휴고TT의 리뷰를 작성할 당시 휴고TT는 휴고1이나 모조와는 수준이 다른 별개의 기기라고 바로 판단이 섰다. 하지만 휴고2는 휴고TT와 동질성을 느낄 만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소리를 평가하자면 필자는 휴고TT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동일 곡을 들었을 때 휴고TT가 한층 여유롭다. 단순한 볼륨 면에서의 구동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한 방이 필요한 때의 펀치력 역시 휴고TT가 앞선다. 휴고2의 펀치가 '탁'이라면 휴고TT는 '딱'이다.


디지털단은 휴고2가 휴고TT에 앞설지라도 소리 면에선 TT가 확실히 형님 포스를 풍긴다. 하지만 체급과 가격차를 고려하면 무서운 동생이 등장한 것은 틀림없다. 휴고1이 그랬든 추후 2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휴고TT2가 출시된다면 해당 가격대의 괴물이 등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코드의 강점이다. 노선이 확실히 정해져 있어서 다른 길을 찾느라 시간 낭비할 일이 없다.



몇 가지 남은 이야기들



 휴고2에는 전작에는 없던 필터 선택 기능이 추가됐다. 총 네 개의 필터가 준비되어 있어서 사용자의 기호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 필터를 변경한다고 해서 마치 EQ 조절을 한 것처럼 음색이 눈에 띄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네 개의 필터를 통해 2차 WTA 필터인 256FS 필터의 적용 유무를 선택하고, 이에 다시 40kHz 이상의 고주파수 대역에 -3dB의 로우 패스 필터 적용 유무를 결정하게 도니다. 그 중 기본이 되는 것은 256FS 필터링을 거치는 'Incisive Neutral' 모드로 적용시 필터 버튼에 흰색 불이 들어온다. 필터의 이름에서 드러나듯 이 모드에서는 코드가 선호하는 정확하고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만약 휴고2의 소리가 여전히 조금은 차갑게 느껴진다면 주황색 모드인 'Warm' 모드를 사용해보자. 사실 필터의 이름처럼 을색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 모드에서는 1차 16FS 필터링만 적용시킨다. 개발자인 Watt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정확한 과도 특성으로 인해 소리가 선명해져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적절한 수준으로 낮추고 싶을 때 사용하는 것이 16FS WTA 필터만 적용하는 주황, 빨간색 필터이다. 실제로 곡에 따라 저음역대가 살짝 보강되는 듯한 변화가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참고로 Watt 자신은 256FS 필터에 고주파수 롤오프를 적용한 녹색 모드를 가장 선호한다고 한다.








 휴고2의 리뷰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헤드폰을 매칭해 보았다기기의 소리를 파악하는 대부분의 과정은 포칼 유토피아를 활용했지만 유토피아와 휴고2는 베스트 매칭이라 말하기엔 조금 아쉬운데빠르고 선명한 중고역의 해상도는 남부러울 데가 없었지만 유토피아의 또다른 장점중 하나인 웅장한 저역을 뽑아주기에는 휴고2의 힘이 버거운 모양새다개인적으로는 휴고2와 함께 사용한 헤드폰 중 오디오 테크니카의 신제품 ATH-ADX5000과의 궁합이 가장 잘 맞았다높은 해상도적당한 저역의 양감과 더불어 조금은 색이 진한 소리를 들려준다진득하고 밀도가 높아 마치 화창한 날씨의 쨍한 사진을 보는 듯하다이와 반대로 젠하이저 HD800S  휴고2의 해상력을 온전히 받아주지 못하는 듯한 대신 오래 듣기 편안한 밸런스가 잘 잡힌 소리를 들려준다.



포터블 기기로서의 사치



 휴고2는 잘 만들어진 기기이다과거 휴고1이 출시될 당시에는 200만 원 후반이라는 가격이 포터블 시장에서 굉장히 비싸게 느껴지던 시기였지만 프리미엄 포터블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요즘 휴고2의 기기는 오히려 성능에 비해 착하게 보인다솔직하게 말해 포터블 용도로만 사용하기에는 사치에 가까운 성능을 가졌다음질에 대한 열정이 휴대성을 포기할 만큼 가득한 사람이라면 현 시점에서 고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기기 중 하나이다다만 본인이 코드가 추구하는 맑고 깨끗한 소리를 선호하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다코드의 홍보 문구인 '휴고2를 넘어서는 기기는 데이브뿐'이라는 말은 수정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휴고2는 코드가 추구하는 소리를 온전히 담아 소형화시키는 데 성공한 작품임은 분명하다.

 


 리뷰를 진행하면서 주어진 시간이 짧은 것이 못내 아쉬웠다가령 휴고2를 순수 DAC으로 사용했을의 성능은 어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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