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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월드 소식

[인터뷰] PMC Mike Picanza - 관계자가 밝히는 PMC의 내부사정과 개혁 이유 (풀레인지, 2014년 5월)

풀레인지 2022-04-12 조회수 564




 


1990년, 혜성처럼 나타나 전 세계의 레코딩 및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석권하면서 프로페셔널 분야에서 정점을 찍고 현재는 하이파이 시장에서도 영국을 대표하는 것을 넘어 세계적인 레퍼런스 스피커로 굳건히 자리잡은 PMC의 세일즈 팀장이 신제품 소개 차 한국을 방문했다. 이에 풀레인지는 브랜드의 역사, 설계 철학, 추구하는 목적, 현 상황, 신제품, 향후 계획 등 국내 오디오파일들이 궁금해할만한 다양한 질문들을 준비해 국내 최초로 PMC 관계자와 약 두 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인터뷰라기 보다는 잡담에 가까운 분위기 속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상세하고 흥미로운 답변들을 이끌어내었다. 내부 관계자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들을 수 없는 내용들로 풍성하게 채워진 이 인터뷰 자료가 국내 오디오파일들의 궁금증을 채우는데 일조할 수 있길 바란다.



- 편집자 주





 만나서 반갑습니다. PMC 관계자가 한국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는데요, 풀레인지 독자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PMC의 세일즈 팀장 마이크 피칸자(Mike Picanza)입니다. 세계 각지를 돌며 유통사와 취급 대리점에 신제품을 소개하고 세부적인 세팅 방법, 최적의 배치, 기술적 이슈 등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죠. 이번에는 Twenty 시리즈에 3웨이 구성의 Twenty 26이 새로 출시되어 한국에 소개 차 방문했습니다.


 


 



 세일즈 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주셨는데, 세일즈 팀은 몇 명으로 구성되어 있나요?

세일즈 팀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데요, 영국에 3명, 캘리포니아에 3명, 미국에 3명, 홍콩에 1명, 그리고 유럽과 중동을 담당하는 수출 매니저 1명까지 총 11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MC 내에서는 꽤 큰 팀이라고 할 수 있죠.



 다른 팀은 그보다 수가 적은가보죠?


연구개발 팀이 4명, 마케팅 팀이 4명, 사무 팀이 5명, 제조 팀이 10명가량 정도 됩니다. (일일이 이름을 거론했지만 본문에서는 생략) 총인원은 정확히 35명으로, 몇 백 명의 근무자를 두고 있는 네임, 다인오디오, KEF, B&W 등의 거대 기업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죠.



 35명이라고요? 방금 언급하신 기업들보다 컸으면 컸지 작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의외군요. 공식 홈페이지 PMC team 소개에 30명밖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보고는 팀장이나 파트장만 등록한건가보다 싶었는데 그게 전부라니 충격입니다.


그렇게 생각했다니 정말 기쁘네요. 사실 실제 규모보다 더 커다란 기업으로 인식시켜 PMC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설립자인 피터(Peter Thomas)와 애드리언(Adrian Loader)이 의도했던바 중 하나였습니다. 이른바 ‘거대 기업 이미지 형성 프로젝트’로 시연회나 발표를 할 때도 언제나 의식적으로 거대 기업처럼 연출했죠. 그리고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해외에서도 성공한 것 같네요. 하지만 너무 억울해 하지는 마십쇼. 자국 내 기자들도 실제 규모를 들으면 충격을 금치 못하니까요. 얘기를 들어보면 최소 100명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들 하더군요.




 



 자국 기자들까지 그렇게 생각했다니 프로젝트가 정말 치밀하게 진행되었나 봅니다. 그나저나 총인원을 보니 세일즈 팀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큰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23년 전 회사가 설립되었을 당시, PMC는 프로용 스피커만 제작했고 전량 내수였습니다. 하이파이 비즈니스는 전무했죠. 하지만 1991년, FB1 플로어 스탠더를 기점으로 시작한 하이파이 비즈니스는 13년 간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냈고 수출 비율 또한 영국 20%, 타국 80%로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세일즈 파트 인원이 이렇게 많아졌죠. 달라진 것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회사 자체의 규모 또한 확장되었는데요, 조만간 설비와 제조 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새로 지은 건물로 이전할 예정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사 날짜가 이맘때쯤일 텐데, 돌아가면 사무실이 없어지지는 않았을지 걱정되네요.




 


▲ PMC의 첫 하이파이용 스피커 FB1은 FB1+, FB1i, FB1i Signature 순으로 발전되어 왔다
첨부된 이미지는 가장 마지막 버전인 FB1i Signature




 현재 프로페셔널과 하이파이의 비율이 어떻게 되죠?


대략적으로 프로페셔널이 20%, 하이파이가 80% 정도 됩니다.




 하이파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커졌다니 놀랍네요. 기준이 수입인가요 수량인가요?


수량 기준으로 계산된 것으로 초창기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죠.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하이파이 시장에서 PMC의 위상이 실제로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고, 둘째는 프로페셔널 시장이 나날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스튜디오에는 과거 납품했던 제품들이 여전히 별 문제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반면, 새로운 스튜디오는 거의 생겨나지 않죠.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드라이버 유닛을 교체해주는 것 정도입니다. 그런 이유로 하이파이의 비중이 점차 높아졌고 지금의 수치에 이르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워낙 많은 스튜디오에 납품되어서인지 공식 사이트를 보면 여전히 많은 영화와 앨범들이 PMC 스피커를 통해 작업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최근 작업된 것 중 저희가 알만한 게 뭐가 있을까요?

너무 많아서 뭘 말씀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음... 지금으로서는 BB5 XBD로 작업된 비욘세의 신규 앨범 ‘서프라이즈(Surprise)’와 BB5로 작업된 제임스 본드 ‘스카이폴(Skyfall)’ 정도가 떠오르네요.


 


 


 영화 '007 스카이폴(Skyfall)' 과 비욘세의 신규 앨범 'Surprise (Exclusive Visual Album)'




 그렇군요. 그나저나 다른 팀을 언급하실 때 이름을 일일이 거론해주신 점이 인상 깊습니다.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함께 일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맞습니다. 마케팅 매니저 키스(Keith Tonge)가 17년, 회계 관리자 톰(Tom Barron)은 14년, 영국 내 프로용 영업 관리자 이언(Ian Downs)이 10년, 미국 관리자 모리스(Morris Gyles)는 10년, 전무이사 마일스(Miles Robets)는 11년 등 거의 대부분이 최소 10년 이상 함께해온 사람들입니다. 가족적인 분위기의 회사를 만들고자 한 피터의 노력 덕분에 서로를 신뢰하고 지원하며 팀워크로 똘똘 뭉쳐있죠. 저는 근무한지 비록 4년여 밖에 안 되었지만 일하기 정말 멋진 곳입니다.



 그런 점에 반해서 PMC에서 일하게 된 건가요?


제가 PMC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PMC에 입사하기 전 저는 KEF, B&W, 그리고 다인오디오 영국 지부에서 근무했습니다. 업무 특성상 매해 브리스톨 하이파이쇼에 참석했는데요, 그때마다 PMC 부스는 저로 하여금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굉장히 오랫동안 머물게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소리가 아닌 음악을 재생해주었기 때문이죠. 음악은 종교, 성, 문화, 계급 등 모든 것을 초월하는 연결고리이자 오디오를 구입하고 싶게 만드는 원천적인 힘입니다.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라는 기본전제를 망각하고 성장이나 경쟁력만을 추구하면 음악적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없죠. 상당히 많은 부스가 그러했는데, PMC 부스에서는 언제나 음악적 감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게 첫 번째 계기고요, 두 번째 계기는 PMC 부스에 오랜 시간 머물다보니 일하는 직원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가족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혹자는 일을 하고 있고, 혹자는 일을 즐기고 있다면 누구라도 후자가 되고 싶지 않겠어요? 그런 이유로 PMC의 일원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피터가 PMC의 규모를 확장할건데 함께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기에 고민 없이 달려갔죠.


 


 


 입사 계기가 굉장히 인상 깊네요. 실제로 입사해보니 어떻던가요? 실상도 예상과 비슷하던가요?


아뇨, 제 예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거대 기업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가족 같은 편안한 분위기, 상호간의 신뢰와 의지, 팀워크 등은 근무하는데 있어 커다란 기쁨이자 원동력이거든요. 뿐만 아니라 수많은 뮤지션들을 새로이 알게된 점, 음악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된 점은 개인적으로 크나큰 수확이죠.



 얘기를 나누다보니 의도치 않게 개인적인 것들을 여쭤보게 되네요. 다시 본 인터뷰로 돌아오죠. PMC가 사운드에 있어 추구하는 바는 ‘정확성’과 ‘자연스러움’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벤치마크 대상이 있었나요?


벤치마크 대상이라기 보다는 초창기에 피터에게 영향을 미쳤던 두 가지 제품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중음역대를 자랑하는 쿼드(Quad)의 일렉트로스타틱(Electrostatic)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이맥스(Imax)의 트랜스미션 라인입니다. 트랜스미션 라인의 요지는 저음역대 주파수를 낮추는 게 아니라 저음역대의 왜곡을 매우 낮은 수치로 줄여 중·고음역대를 더욱 명료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즉, 저음을 개선하는 게 아니라 저음이 중음과 고음에 미치는 영향을 개선하는 거죠. 이 두 제품에 영향을 받아 피터는 중·고음은 쿼드와 같이, 저음은 트랜스미션 라인의 방식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현재의 PMC인 것이죠.




 ATL™ 이라 불리는 트랜스미션 라인은 이제 PMC만의 전매특허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굉장히 독특한 방식인 만큼 설계도 매우 까다로울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일반적인 스피커 제조사들의 경우 크로스오버를 드라이버 유닛과 캐비닛에 맞게 조정하는 반면, PMC는 캐비닛에 기준을 두고 드라이버 유닛과 크로스오버를 조정한 후 별도로 트랜스미션 라인의 최적화 과정을 거치죠. 이 최적화 과정에만 2개월이 소요됩니다. 게다가 타 제조사들처럼 한 가지 기준을 만들어놓고 일괄 적용하는 게 아니라 같은 시리즈라 하더라도 각 모델마다 동일한 연구 개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죠. 정확성을 달성하기 위한 설계 시의 특이사항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령 크로스오버의 경우, 사용되는 부품의 비용도 상당하지만, 각 부품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측정 과정을 거치고 배치에 있어 모든 경우의 수가 테스트되죠. 거기서 도출되는 측정 수치, 시리얼 넘버, 배치 결과는 일일이 표에 기입되고 최종적으로 +/-2% 기준으로 박스에 정리됩니다. 이로 인해 좌·우 크로스오버의 완벽한 일치는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정 부품이 고장 났을 때 단순히 동일한 부품이 아니라 그 중에서도 가장 근사한 수치를 가진 부품을 공급받는 게 가능해지죠. 이런 미세하고 세부적인 부분들은 고급 기종만이 아니라 DB1이나 Twenty 21등의 모델까지 모두 해당되는 PMC의 설계 철학입니다. PMC가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재생하는 스피커로 인정을 받고 전 세계의 수많은 마스터링과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는 것은 이러한 부분들에서 기인하는 것이죠.


 


 




 대단합니다. PMC의 입문형 모델 가격이 한국 기준으로 300만원 가까이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군요.


시장에는 저렴하면서 멋진 외관을 자랑하거나 화려한 재질의 유닛을 사용하는 스피커가 많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PMC에 왜 더 많은 돈을 써야하는지 이해되지 않을수도 있죠. 하지만 앞서 설명했던 설계철학을 듣고 제품의 내부를 이해한다면 납득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저희도 물론 더 저렴한 제품을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PMC의 설계철학을 포기해야겠죠.



 그나저나 쿼드 스피커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처음 접하네요. 앰프도 과거에는 쿼드를 사용하지 않았었나요?


네, 초창기에 피터와 애드리언이 설계한 BB5 XBD 시스템에는 개조한 쿼드 앰프가 사용되었죠. 피터가 우수한 스피커 설계자임과 동시에 훌륭한 전자공학도라 과거 BBC를 위해 리니어 트랙킹 턴테이블도 만들고 쿼드 파워모듈을 개조해 풀 액티브 시스템용 앰프도 제작했었거든요. 하지만 약 2년 후, 피터와 애드리언이 당시 키스(Keith Tonge, 현 PMC 마케팅 매니저)가 운영하는 오디오샵에 방문해서 브라이스턴(Bryston) 앰프를 보고는 그 깨끗함과 자연스러움, 뛰어난 기계적 완성도에 반해 브라이스턴의 영국 유통을 자처하면서 PMC 액티브 시스템에 내장되어 있는 앰프들 또한 모두 브라이스턴으로 교체했죠.



 PMC가 브라이스턴의 공식 영국 유통사이자 내장 앰프로 브라이스턴을 사용한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로 인해 오디오파일들에게 PMC의 베스트 매칭은 브라이스턴이라는 인식 또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데요, 실제로 제품 설계 시 브라이스턴 앰프를 기준으로 삼나요?


브라이스턴이 저희의 레퍼런스 앰프인 것은 사실입니다. 밸런스를 맞출 때 사용하곤 하죠. 하지만 음색 튜닝이나 파워핸들링 등은 브라이스턴을 기준으로 설계되지는 않을 뿐만 아니라 최종 테스트는 다양한 브랜드의 앰프들로 이루어집니다. 가령 피터가 갖고 있는 30년 된 20와트 소출력 리시버에도 꼭 매칭해보죠. 그리고 납득할만한 소리가 재생되지 않으면 설계를 다시 재고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전 세계의 PMC 사용자들이 브라이스턴 외의 다양한 앰프들과도 매칭해서 사용하는 것이죠. 브라이스턴이 매우 좋은 앰프 브랜드임은 의심할 바 없지만 매칭에 있어 선입견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품에 대해 얘기를 나눠볼까요? 가장 최근 시리즈인 Fact와 Twenty 를 보면 기존 PMC와는 사뭇 달라진 외관 디자인이 두드러집니다.


변화의 시발점은 EB1이라는 모델이었습니다. EB1은 10인치 베이스 유닛과 돔 미드레인지, 트위터를 장착한 3웨이 플로어 스탠더로 괴물같은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이었지만 판매는 그리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유통사와 취급 대리점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외관 디자인이 최근 시장과는 거리가 있어서 그러지 않겠냐는 답변을 받았죠. 소비자들이 예전과는 달리 귀보다 눈으로 판단하고, 샵에 와서 시청룸에 있는 스피커의 외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시청룸에 들어가지조차 않는다는 키스의 의견 또한 일조했고요. 그래서 저희는 170mm(6.7“)의 베이스 유닛 두발을 장착하고 좌·우 폭을 슬림하게 만든 PB1을 출시했고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때 저희는 외관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본격적으로 슬림하고 아름답게, 하지만 외관상의 특징들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PMC 사운드를 발전시키는 것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첫 결과물이 Fact였던 거죠.




 


▲ 슬림화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로 좌측부터 EB1i, PB1i, Fact 8




 Fact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그 슬림한 외관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관심을 끌었죠. 그럼 뒤이어 출시된 Twenty 시리즈는 어떤 컨셉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Fact가 선풍적인 관심을 끌자 동일한 컨셉의 저렴한 모델에 대한 요구가 비단 유통사나 취급 대리점에서만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서도 빗발쳤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존 i시리즈에 Fact의 기술력을 채용하기로 결심했죠. i시리즈는 세대를 거듭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지만 외관 디자인은 현대 트렌드에 부합하지 않았거든요.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기에 앞서 포럼에서 오디오파일들을 대상으로 신규 시리즈를 출시할 경우 어떤 점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는데요, 주된 이슈는 의외로 가격이 아니라 슬림화, 세련된 우드 마감, 자석 그릴, 스타일리쉬한 플레이트 등 외관 디자인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희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그렇게 Twenty 시리즈가 탄생하게 된거죠.




 


▲ PMC Twenty Series (21, 22, 24)




 외관상의 차이 외에는 구체적으로 뭐가 달라졌죠?



캐비닛의 경우 i시리즈보다 밀도가 높고 단단해 베이스의 진동과 왜곡을 감쇠하는데 일조하고, 트랜스미션 라인 또한 더욱 길어져 중·고음역대가 더욱 깨끗하고 명료해졌습니다. 물론 유닛과 크로스오버도 바뀐 캐비닛에 맞게 재조정되고 약간 상향되었죠.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음질에 비약적인 향상을 이끌어냈습니다. 간단히 i시리즈의 유닛과 크로스오버를 가져와 새로운 캐비닛에 심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PMC의 방식이 아니니까요.



 그렇군요. Twenty시리즈가 정확히 i시리즈를 대체하는 것이라면 한국에 출시를 앞두고 있는 Twenty 26은 어떤 모델을 승계하고 있는 건가요?


Twenty 26은 외관 상 OB1에 가깝지만 성능 측면에 있어서는 OB1과 PB1 사이쯤에 위치하는 모델로, 여타 Twenty 시리즈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기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3웨이 구성이기 때문인데요, 트랜스미션 방식은 압력이 강하고 큰 볼륨으로 청취 시 손상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단한 콘을 필요로 합니다. 2웨이 구성에서는 이런 점을 타협할 수밖에 없지만 3웨이 구성에서는 유닛의 용도가 세분화되기 때문에 강도나 두께 등을 최적화하기에 용이하죠. 그래서 베이스 우퍼는 과거 PB1에 사용했던 것을 기본으로 새로이 제작했고, 미드레인지는 Fact에서 2인치의 확산성이 3인치보다 월등히 뛰어나고 사운드 스테이지나 이미징 등에 우수한 면모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Fact에 사용된 것을 기본으로 제작했으며, 크로스오버 또한 군사용 등급의 매우 두꺼운 기판에 부품 간 상호 작용을 최소화 하는 부품배치를 취하고 두터운 구리 트랙을 사용해 i시리즈 대비 훨씬 깨끗하고 정밀하며 개방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 PMC Twenty 26




 잠깐이었지만 제가 듣기에도 Twenty 24와는 차이가 상당한 것 같았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유닛만 하나 더 추가해서 유닛 간의 이음새가 매끄럽지 않거나 밸런스가 상이한 타 브랜드와는 달리, Twenty 26은 Twenty 24대비 소화하는 주파수만 넓은 게 아니라 더 우수한 소리를 재연해줍니다. 저희 라인업 분류에 따르면 동급이 맞긴 하지만 Twenty 26을 먼저 들어본 이라면 Twenty 24를 선택하기는 어렵죠.




 이제 인터뷰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PMC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Fact12와 Twenty26은 3웨이 패밀리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 위로 IB2, MB2, BB5 등이 더 남아있죠. 앞서 언급한 것처럼 Twenty 26이 OB1과 PB1의 후속기종이었다면 Fact12는 IB2의 후속기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보다 슬림하고 아름다운 외관에 더 낮은 대역까지 내려가고 요구 출력 또한 낮아졌으며 음질 또한 더욱 정밀하고 정확하게 변모했지만요. 저희의 다음 목표는 MB2와 BB5를 따라잡는 것입니다. 15인치의 드라이버 유닛과 5m 트랜스미션 라인을 가진 BB5를 Fact와 같은 아름다운 외관 디자인으로 재창조하는 것,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나요?




 


▲ 조만간 Fact 시리즈로 재창조될 PMC BB5i




 BB5가 Fact 시리즈로 재탄생한다니 정말 기대되는군요. 언제쯤 접해볼 수 있을까요?


현재 개발 중에 있고, 앞으로 2년 후 출시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중국,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더 큰 사이즈의 Fact를 고대하고 있는 만큼 진력을 다하고 있죠.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언제나 물어보는 질문인데요, PMC가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에게 어떤 브랜드로 인식되길 바라십니까?


'가장 큰 브랜드는 아니지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입니다. 여기서 신뢰란, 궁극적으로는 저희가 완성한 결과물에 대한 것이겠지만, 내면적으로는 저희가 갖고 있는 설계 철학, 음악적 감흥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의식, 정확성을 달성하기 위한 완벽에 가까운 연구·개발·관리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저희 자신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부심은 저희가 완성한 결과물에서도 전달되겠지만 부디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내면적인 부분들도 바라봐줬으면 합니다.


 


 




 인터뷰가 상당히 길어졌네요. 풀레인지에서 진행한 것 중 최장시간을 기록한 것 같은데요, PMC에 대해 다양하고 깊은 얘기들을 들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긴 시간동안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풀레인지를 통해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에게 PMC에 대해 전달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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