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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월드 소식

[특집] PMC twenty.26 - 영국 스피커 6종 특집리뷰 1부 (하이파이클럽, 2015년 11월)

하이파이클럽 2022-04-12 조회수 616

하이파이클럽 기획특집 - 영국 스피커 6종 특집리뷰

1부 - PMC twenty.26






코난


작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PMC 의 새로운 마케팅 담당자가 한국에 들렀던 적이 있다. 그는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영국 스피커 메이커에서 일했던 인물로 단순히 마케팅 담당으로 보기엔 PMC를 포함해 영국 스피커 전반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상업적인 설계 변경이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등에 집중하지 않고 여전히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PMC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하는 듯 했다.






PMC를 처음 접했던 필자가 느낀 것도 그러한 그들의 이상이 음향으로 전해졌기 때문이었을까 ? FB1 초기형이 국내 처음 출시되었을 때 놀라움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 크지 않은 우퍼와 용적에서 나오는 저음의 파괴력과 펀치력은 여타 스피커들과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리고 얼마 전 오디오 쇼에서 들었던 PMC 의 전무후무한 스튜디오 모니터 BB5 의 저역은 PMC 라는 메이커의 전매특허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흐르는 기술은 다름 아닌 트랜스미션 라인, 정확히 말해 Advanced Transmission Line 이라는 인클로저 설계 기법이다.





아마도 PMC 만큼 이 트랜스미션 라인 설계기법을 독보적으로 끈질기게 이어온 메이커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현재는 그 기술이 발전하고 노하우가 누적되면서 트랜스미션 라인으로 인한 단점도 거의 사라진 듯하다. 이번에 청음한 Twenty 26 은 Twenty 23, 24에 이어 출시한 Twenty 의 정상급 모델로서 하위라인과는 매우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우선 하위 라인에서 윤곽이 뚜렷하고 날렵한 소릴 들려주는 대신 약간은 가벼운 느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Twenty 26 에서는 미드레인지를 추가해 본격 3웨이 디자인으로 확장되면서 비로소 전 대역이 좀 더 균형감 있게 재배치되는 발전을 이루었다.





Twenty 26 은 1미터가 약간 넘는 늘씬한 몸매에 총 세 개의 유닛이 고역, 중역, 저역을 중심으로 두 개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다. 대역은 27Hz에서 25kHz 까지 재생하며 크로스오버는 380Hz 와 3.8kHz에서 끊은 모습이다. PMC 의 전매특허 ATL 길이는 3.3미터에 달하는데 캐비닛 용적이 커졌음에도 능률은 오히려 Twenty 23 보다 낮아져 86dB 밖에 되지 않는다. 스테일이 커지되 밀도가 낮아지는 등의 우려는 필요 없어 보인다.




Livingston Taylor - Isn't She Lovely

Livingston Taylor - Ink


리빙스턴 테일러의 ‘Isn't she lovely’(24bit/96kHz, Flac)를 들어보면 Twenty 23과는 스케일 자체가 크다. 구형 OB1 정도의 스케일과 유사한데 음질적인 성격은 또 다르다. 우선 휘파람이 좌측 후면에서 앞으로 뻗어 나오는데 매우 뚜렷하며 힘있는 소리다. 한편 좌측과 우측 채널을 오가는 어쿠스틱 기타의 채널 분리도는 일품으로 이미징이 크고 정확하게 잡힌다. 중역 대역의 중심에서 움직이는 남성 보컬의 움직임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지만 조금은 중후하다는 표현한 편이다. 요컨대 날렵하고 견고하지만 절대 기준 이상을 벗어하는 구간이 포착되지 않을 만큼 중립적인 토널 밸런스를 보여준다. 그러나 모니터라고 할 정도의 다소 심심한 표현은 절대 아니다. Twenty 시리즈 중 과거 필자가 기억하고 있었던 PMC 의 레퍼런스급 중, 저역이 26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표현되는 것 같다.




Diana Krall - Temptation

Diana Krall - The Girl In The Other Room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tion’(24bit/96kHz, Flac)에서는 역시 골격이 뚜렷한 더블 베이스 피킹과 심지가 뚜렷한 보컬이 부각되며 PMC 의 매력을 서서히 발산하기 시작한다. 드럼, 베이스 등 리듬 파트는 단단하면서 날렵한 텍스처가 돋보인다. 축축하지 않고 금방 말린 듯 뽀송뽀송한 질감 덕분에 산뜻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다소 메마르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피아노 음의 끝자락이 갈라진다던가 허스키한 보컬이 금속성으로 들리지 않는다. 하위급에서 미드레인지가 추가되면서 한층 자연스럽고 두께감이 느껴지는 중후한 중, 저역이 매력적이다. 음장의 경우엔 깊다기보다는 다소 청자에게 짖게 호소하며 추진력있고 다이내믹한 스타일이다. 저역은 펀치력이 뛰어나지만 억지로 조여지지 않아 정돈된 담백함이 느껴진다.




Suoyen Kim & Donghyek Lim - Allegro Moderato

Suyoen Kim & Donghyek Lim - Schubert For Two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바이올린 주자 김수연의 [Schubert For Two] 앨범 중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D.574 - I. Allegro moderato’(24bit/96kHz, Flac)를 들어보면 음색과 텍스처에 대한 표현이 더욱 명확해진다. 좌측 피아노, 우측 바이올린의 2중주는 견고한 채널 분리도와 함께 공간감도 매우 명확하다. 공간을 수놓는 하모닉스가 깨끗하고 정갈하며 군더더기가 없다. 어수선함 없이 말끔하고 새김이 깊은 소리며 흐트러짐 없는 모범생 같은 연주자를 보는 듯하다. 오디오넷과의 매칭도 이러한 사운드에 많은 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Claudio Abbado - Scherzo

Lucerne Festival Orchestra - Bruckner Symphony No.9


아바도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브루크너 교향곡 9번 2악장 ‘Scherzo’(24bit/48kHz, Flac)을 들어본다. ATL 이라는 PMC 만의 독자적인 트랜스미션 라인 설계 기법의 장점은 무엇보다 저역 로딩의 길이를 물리적으로 늘려 저역의 성능을 최대화하는 데 있다. 작은 사이즈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저역의 깊이과 퀄리티가 관건인데 오디오넷과의 협연의 이 부분에서 꽤 성공적이다. 왜냐하면 ATL 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타이밍 도메인에서의 시간차는 산만하고 탁한 저역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브루크너 교향곡 9번에서 PMC Twenty 26은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능수능란한 저역 표현을 만들어낸다. 힘의 완급 조절, 스피드도 빨라 질척이는 면이 없다. 하지만 헤비한 양감으로 무대를 열띤 분위기로 휘젓는 소리는 아니다. 세밀한 스테이징, 사실적인 세부묘사, 절제된 하모닉스를 통해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고 침착하게 그러나 힘 있게 완주하는 모습이다.





오승영


20주년 기념 시리즈로 의욕적으로 개발된 본 Twenty 시리즈가 되면서 PMC는 좀더 유니버설한 사운드품질을 구사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ATL을 기초로 하는 백로딩 방식을 기존제품들보다 보편적인 울림으로 변경시켰다는 게 가장 큰 성과였는데, 무엇보다 고밀도 MDF인 메다이트(Medite)를 두 겹으로 접합해서 인클로저의 구조를 크게 보강시켜서 3미터에 달하는 트랜스미션 라인을 단정한 울림과 다이나믹한 핸들링을 동시에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전방 하단에 배치한 리플렉스 포트를 상하 듀얼구조로 구성해서 공기흐름의 품질에도 많은 배려를 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이보다 사이즈가 큰 상급기에서 가능했던 PMC 특유의 베이스 품질이 슬림한 바디에 잘 내려와 있다. 애비로드 홀을 비롯해서 시간이 갈 수록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PMC는 데카, 아르모니아 문디, 도이치 그라모폰 등의 클래식 레이블 레코딩 모니터로 명성이 높다. 또한 영화 사운드트랙 모니터로도 널리 사용되는 버라이어티를 특기로 하고 있다.






Twenty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본 Twenty.26은 북쉘프와 톨보이의 장점을 매우 적절하게 접합시키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3웨이 유닛을 정면에 대범하게 등간격으로 배치시킨 자신감도 분명해 보이지만 일체감 있는 사운드의 성향과 품질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시어즈사와 공동개발한 소노렉스 트위터가 전체적인 사운드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자사개발 7인치 섬유재질 콘은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서스펜션 설계로 정밀한 마이크로 다이나믹스를 구현하게 되었다.





얼핏 들으면 선명하기만 한 것 같은 높은 대역은 정밀하게 동작해서 뛰어난 디테일을 들려주면서도 고급스러운 여운을 남긴다. 슬림한 사이즈와 뒤로 누운 디자인의 장점을 살려 입체적인 스테이징과 선명한 음상묘사에 있어서 북쉘프의 장점 그대로이다. 큰 스케일과 장르소화력이 뛰어난 스타일이며 파워풀한 베이스는 과도한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공간을 채우는 쾌감이 좋다. 오디오넷 앰프의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스트록의 속도는 중간 정도로 느껴졌다.

 




Livingston Taylor - Isn't She Lovely

Livingston Taylor - Ink


리빙스턴 테일러가 부르는 ‘Isn’t She Lovely’의 휘파람은 음상과 휘슬 순간의 입술구경의 사이즈가 잘 감지된다. 보컬보다 높은 대역이라서 휘파람 부분은 위치가 잘 잡히는데 시청실의 벽면지점에 바짝 붙어서 소리가 나고 있다. 스피커의 좌우 반경을 살짝 넘어서는 스테이징이 모호하지 않고 스피커 뒤쪽으로 명쾌하고 선명하게 떠오른다. 좌우로 분리되어 들리는 기타반주의 대역도 선명하게 반짝이는 느낌을 준다. 베이스 비율이 많은 곡은 아니지만, 베이스의 양감이 과도하지 않은 포만감을 준다.




Diana Krall - Temptation

Diana Krall - The Girl In The Other Room


다이아나 크롤의 ‘Temptation’은 악기수와 대역 만큼의 중량감이 있다. ‘Isn’t She Lovely’보다 근거리 녹음으로 들려서, 음상도 보다 약간 크게 잡히고 무대가 전면에서부터 채워지고 있는 느낌을 준다. 악기배치가 중앙에 많이 몰려 있어서 분리의 느낌이나 스테이징을 논할 의미는 크지 않으나 확대된 음상의 세부묘사와 다이나믹스가 눈에 뜨인다. 두터움과 슬로우 템포에서도 위력이 언뜻 언뜻 느껴지는 파워풀한 다이나믹스는 이 스피커를 대형의 사이즈로 느껴지게 한다. 이 사이즈에서 느끼기 어려운 파워핸들링이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느낌이 좋다.




Suyoen Kim & Donghyek Lim - Allegro Moderato

Suyoen Kim & Donghyek Lim - Schubert For Two


임동혁과 김수연이 연주하는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D.574) 1악장은 얼핏 점잖은 듯 공간을 가득 채우는 에어리한 울림이 자연스럽게 무대를 띄워올린다. 음상이 약간 크게 그려지는 듯 하지만 연주자와 특히 바이올린과의 거리가 다소 가까운 상태로 보이며 실제 연주자와 악기의 동작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바이올린의 떨림과 질감을 적극적으로 들려준다. 강한 동작의 에너지와 울림이 명쾌하고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피아노는 야간 뒤로 물러서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포인트가 그리 분명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원래 녹음장의 배치가 그런 것으로 보이지만 바이올린의 해상도에 비해 대등한 정도의 욕심을 불러 일으킨다. 대신 약음과 강음의 대비가 선명하고 약음에서의 마이크로 다이나믹스가 이 사이즈의 스피커에서도 스피디하고 분명하게 표현되어 좋았다.




Claudio Abbado - Scherzo

Lucerne Festival Orchestra - Bruckner Symphony No.9


아바도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 2악장 스케르초에서 전체 악기가 모두 전망좋게 시야에 들어오는 느낌이 좋다. 특히 금관악기의 반경 넓은 울림이 적극적으로 공간을 채워가는 장면은 과연 호쾌하다. 무대위의 연주자나 울림의 높이가 그리 높게 올라가지 않는 스테이징의 모습이 시야에 잘 들어온다. 투티에서의 악기별 분해력이 뛰어난데 대역간에 위상이 조금씩 안맞거나 베이스의 울림에 시차가 생긴다던가 하는 위화감은 찾아보기 힘들만큼 훌륭했다. 총주시에도 약간 슬로우템포의 이 곡의 세부연주들을 섬세하면서도 자극없이 잘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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