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래픽한 음상이 선사하는 오디오적 쾌감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서 이제는
제품명과 브랜드명을 다 외우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제품들이 소개되는 것 같다.
최근 들어 국내 수입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제품의 실력을 최우선으로 하여
생소한 브랜드의 제품들도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오디오 업계의 발전과 시대적인 조류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개념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분명 반길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다소 보수적인 경향인 국내 오디오 마니아들의 성향 자체도 많은 변화를 일으켜
최근 일부 생소한 브랜드의 제품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는 제품만 좋으면 인정 받는다는 새로운 경향이 생긴 것 같다.
이번 리뷰 제품의 제조사인 ‘트라이앵글’, 1981년 설립된 프랑스 메이커이다.
리뷰의 목적으로 자세한 자료 조사 결과 의외로 해외의 높은 평가에 비해 국내 시장의 인지도가 낮은 편.
이번 리뷰 제품인 마젤란 콘체르토 SW2는
해외 저명 잡지의 ‘에디터스 초이스’ 및 ‘스테레오 파일 클래스A’에 뽑힐 만큼 인정 받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는 제품이다.
리뷰를 위해 월간 오디오 시청실을 방문한 필자는 일단 제품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디자인에 현혹되었다.
1.6m에 이르는 높이와 날씬하게 뻗은 자태부터 고급스러움이 가득 묻어 나오는 외장까지
아마도 필자가 최근에 본 스피커 중 최고라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현대적인 미적 감각이 돋보인다.
일단 전면에 보이는 유닛의 배열은 3조의 210mm 우퍼, 160mm 미드레인지, 25mm 트위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언뜻 보면 일반적인 돔 트위터로 보이나 자세히 살펴보면 혼 구조에 티타늄 돔을 삽입한 혼용 구조임을 알 수 있다.
뒷면을 살펴보니 동일한 축 상에 전면 배치와 동일하게 미드레인지와 트위터가 배열되어 있다.
이는 메이커 측에 의하면 ‘Symmetrical Bipolar Diffusion Pattern’으로 명칭된 기술로
스피커 자체의 음향 확산을 널리 확장시켜 주고 리스닝 룸 내에서의 세팅에 따른 음의 왜곡을 최소화시켜 준다고 한다.
이렇게 보니 사용된 유닛이 무려 7개로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필자가 최근 본 스피커 중 가장 많은 유닛이 채용된 제품인 것 같다.
여러 유닛을 장착한 제품들의 경우 유닛들 간의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밸런스를 확보하는 것이 기술적인 관건인데,
마젤란 콘체르토의 경우 시청평을 통해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단순한 밸런스의 문제를 뛰어넘어 시청실을 감도는 홀로그래픽한 음상 표현에 발군의 실력을 보여 주었다.
소개한 모든 유닛을 자사에서 개발 및 생산할 만큼 원가 측면이나 기술적인 우월성을 확보한 동사는
경쟁 제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인다는 또 하나의 장점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고가의 제품이지만 같은 가격대의 제품 대비 압도적인 만듦새와 물량 투입이 돋보인다.
월간 오디오 시청실에 준비된 매칭 기기는
캐나다의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인 심오디오의 제품으로
동사 최상급 라인인 에볼루션 시리즈의
슈퍼노바 CD 플레이어, P-7 프리앰프, W-7 파워 앰프의 구성이다.
동사의 제품들 역시 합리적 가격대의 평가가 높은 제품으로
마젤란과의 조합 역시 기대를 갖게 할 만큼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다.
특히 마젤란과 같이 고강성 인클로저와 많은 유닛을 배치한 스피커의 경우
파워 앰프의 스피디하고 강한 구동력을 필요로 하는데,
자연스러운 음장의 형성과 대역간의 매끄러운 이음새를 선보여
구동에 전혀 문제 없는 능력을 보여 주었다.
일단 여성 보컬 몇 곡으로
간단한 마젤란 콘체르토의 음질 경향을 살펴보았다.
음의 성향이 무척 깨끗하다.
일체의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한 음의 경향이 특히 인상적으로
시청실의 공기를 청명하게 만드는 능력은 분명
하이엔드 제품으로서의 진면목을 과시한다.
혼 타입 스피커를 써보신 독자분들은 경험하셨겠지만
특히 보컬곡에서 보여주는 혼 특유의 직진성을 수반한 음상의 정위감은
일반적인 타입의 스피커들이 따라올 수 없을 만한 경지의 재생을 보여준다.
단순한 재즈 보컬 곡에서도 깊고 넓게 펼쳐지는 음장감은
편성이 큰 관현악곡에서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데
필자가 오디오 평가용으로 자주 듣는 말러 교향곡들을
일체의 왜곡과 스트레스 없는 당당한 스케일로 재현한다.
특히 저역의 반응이 빠르고 스피디하게 전개되어
오디오적인 쾌감은 극한의 하이엔드적 성향을 보여준다.
높은 음량에서도 전혀 미동조차 없는 인클로저의 고강성 구조는
분명 마젤란이 보여준 정리된 음상과 관련을 지을 수 있는 요소인데,
계산된 듯한 음장 공간 속에서 절제된 박력이 스피디하게 펼쳐진다.
특히 음장의 깊이감이 대단한데 이는 아마도
앞서 소개드린 미드레인지와 트위터의 전후 배치에 따른 장점이
음에 전달되는 요소로 판단되며,
입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지는 쉽게 경험하기 힘들 정도의 수준으로 전개된다.
이어지는 현악곡들의 경우 해상력을 수반한 현악기 보잉의 디테일한 재현 능력과 적절한 온도감을 수반한 깨끗한 음의 펼쳐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분명 직진성이 강한 음임에도 불구하고 고품위 하게 마무리된 음 자체의 질감은
기존 혼 타입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약간은 쏘는 듯한 거칠음이 전혀 없는 느낌의 재생이다.
이는 마젤란 고유의 능력이기도 하지만 특히 매칭 소스기기인 슈퍼노바의 능력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본보기로
특유의 질감과 음의 초미립자적 입자감 등은 결코 능력 있는 소스기기의 매칭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설치 위치에 따른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스피커를 양 측벽 및 뒷벽과 가까이 배치시킨 후 재시청에 임했다.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지만 월간오디오의 시청실 자체가
일반 애호가들의 리스닝 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구조이므로,
일반 가정에서 흔히 경험하는 옆 벽과 뒷벽과의 공간에 대한 음의 변화를 위해 시도했다.
필자의 그동안의 경험을 보면 특히 옆 벽과의 거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중고음역대의 혼탁함이 발생하고,
뒷벽과 가깝게 설치될 경우 저역대의 부밍이나 음의 깊이감이 살아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마젤란 콘체르토의 경우 의외로 설치 위치의 제약을 적게 받는 경향을 보여 주는데,
필자가 청감상으로 느꼈던 최소의 위치는
측벽과 30cm, 뒷벽과 50cm 이상일 경우 밸런스가 잡힌 경향을 보여 주었다.
이는 실제 아파트 거실이나 5평 정도의 방을 리스닝 룸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애호가분들께 아주 반가운 일이 될 것 같은데
필자의 경험상 일부 제품의 경우 특히 뒷벽과의 거리가
1m 이상 확보가 필수적인 경우도 있었을 만큼 설치 위치의 제약 역시 스피커를 선택할 때 반드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요소이다.
마젤란 콘체르토는 분명
하이엔드적인 성향을 강조하는 현대적이고 깔끔함을 주 무기로
스케일감과 음장 재현에 특기를 갖추고 있는 제품이다.
혼타입을 혼용한 트위터가 선사하는 청아하고 질감 있는 경향과 더불어 마젤란이 주는 매력은
하이엔드 마니아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잠재력이 높은 제품으로 평가된다.
이번 시청에서 매칭된 심오디오의 제품들 역시 마젤란의 능력을 남김없이 보여주어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동사 제품들의 능력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설치공간에 제약을 받는 일부 대형 제품들과는 달리
국내 주거 환경에서도 충분히 밸런스 잡힌 음을 보장하는 설계 자체의 우수성이 돋보였다.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고 제품의 성능을 최우선적으로 평가하는 애호가 분들에게는
디자인, 음향 특성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