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News & Notice

다빈월드 소식

[인터뷰] 감각을 품은 섬세한 코드 테크놀로지 - 코드 세일즈 매니저 콜린 프랫

풀레인지 2022-04-12 조회수 532






세일즈 스텝과의 대화는 대부분 생동감이 넘친다. 개발자들은 모델링에서부터 완성품까지 제품을 파고들지만, 세일즈맨은 사람과 그들의 온갖 스타일을 연구한다. 말을 잘하든 못하든 기본적으로 사람 만나는 일을 즐기는 캐릭터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심도보다는 폭넓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콜린 프랫(Colin Pratt), 짙은 턱수염에 키가 훤칠한 이 분과 근거리에서 몇 마디를 주고받다 보니 생각보다 젊다. 천진스러울 정도로 젊은 말투와 마인드의 소유자였다. 코드에서 일을 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자신이 맡은 새로운 브랜드에 열성적이고 진지하지만 어딘가 다른 세계에서 온 신선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코드는 최근 몇 년간 새로운 부문으로의 가멸찬 확장을 아끼지 않았다. 기존 라인업은 심화시키고 진화시키면서 의식적으로 보편화 작업을 한 것이라 일괄할 수 있다. 스위칭의 신기원을 이룩해서 앰프와 디지털계에서 동시에 ‘빅 가이’가 되었으며, 이전에는 없던 독특한 오디오 패션 - 강렬한 실버메탈 패널과 글라스탑 섀시, 미니어처 풀셋 패키지, 그리고 컬러풀한 램프 등 - 스타일을 창안한 감각적인 브랜드이다. 이 참신한 인물로부터 신선한 어조로 코드 스타일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멋진 수염인데요?


하하, 고맙습니다.


한국엔 몇 번째인가요?


처음이에요. 저희 대표는 자주 오지만요.


아, 그래요? 처음 와서 이 방 속에 갇혀 있기엔 한국 날씨가 너무 좋을 텐데요.


아름답습니다. 돌아다닐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거리도 하늘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앞으로 종종 들르시지요. 존 프랭스 대표에게는 한국은 잠시 잊으라고 하구요. 하하(함께 웃음). 
아직 방문한 적이 없어서 몰랐었는데, 코드의 본사 사무실인 ‘펌프하우스(The Pumphouse)’ 얘기를 듣고 난 후 참 궁금해지더군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했다고 들었는데요?


펌프하우스는 원래 꽤 오랜 동안 방치된 곳이었어요. 원래는 병원까지 물을 끌어가도록 만든 관개시설이었는데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이곳도 멈춰 섰었죠. 2차 대전 때는 영국 공군의 요새로 사용된 적도 있고요. 코드의 적당한 본거지를 찾고 있던 존 프랭스(John Franks)가 이 건물을 본 순간 ‘여기다’ 싶었다고 합니다. 새로 개축하고 리모델링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결과 아주 환상적인 사무실이 되었죠.








아이디어가 샘솟는 곳일 것 같아요. 그런데 지도에서 검색해 보니 회사의 위치가 스피커 제조사 KEF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던데 무슨 이유가 있나요? 혹은 이 곳이 지정학적으로 오디오 사업을 하기에 유리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지요?


아뇨, KEF와는 업무적으로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죠. 다만, 오랜 동종 업종의 파트너로서 두 회사가 직원들끼리도 좋은 친구처럼 지냅니다. 서로의 기술을 존중하고 있어서 영국 내에서 행사라도 있으면 서로 기기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며칠간 함께 참여한 시연행사를 마치면 바에 같이 모여서 한 잔 하기도 합니다. 하하.
 

다시 얘기지만, 지금의 코드 사무실은 원래 부근에 살고 있던 존 프랭스가 이 펌프하우스를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무실로 결정했는데, 위치나 건물에 대해서 직원들도 아주 만족스러워 합니다. 강이 바로 옆에 흐르는 교외 마을의 한 복판에 있어서 주변경관이 참 아름답습니다. 



저도 그런 곳에서 일하고 싶어지네요. 사진으로만 보아도 참 근사하더군요.​ ​
코드 또한 홈오디오와 프로페셔널 두 영역에 모두 걸쳐 있어 보이는데요, 어느 쪽 고객이 더 많은 지요? 정책적으로 비중을 더 많이 두는 부문이 있다면요?


네 그렇습니다. 사업초기에는 스튜디오 부문이 압도적으로 많았죠. 워낙 번창하던 스튜디오들이 존 프랭스의 제품디자인에 대해 우호적이어서 빠른 속도로 좋은 반응을 얻어냈어요. 음반사업과 운명을 같이하면서 스튜디오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영국내에서 저희 코드 제품을 사용하는 스튜디오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 덕분에 영국내 스튜디오 납품용 앰프들은 오히려 성장을 기록하는 행운이 따랐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영국내 스튜디오들은 코드의 주 고객들이자 대형 거래선들입니다. 미리 알려드리자면, 조만간 스튜디오용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기도 합니다.










 ▲ 스튜디오 라인 SPA 시리즈 
 

 

아직은 스튜디오의 프로페셔널 고객들이 많군요. 특히 영국 내에서 앰프의 경우가 그런가 보네요. 하지만, 제가 아는 한 한국에서는 일반 홈오디오 유저들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앰프 이외에도 CD플레이어나 DAC 들의 고정 팬들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이런 제품들에 대한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그렇습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건 저희가 DAC에 특히 많은 비중과 기대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그렇다는 얘기예요. 휴고(Hugo)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2 Cute, Hugo TT, 그리고 CPM2800mk2 등의 신제품들이 이어지게 되었어요. 특기할 만한 사실은 ‘코드’를 잘 몰랐던 사람들도 휴고 때문에 다른 제품들을 알게 되어서 앰프구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말 놀라운 연쇄반응 아닌가요? 하하.









 ▲ DAC/헤드폰 앰프 휴고​
 


 

역시 휴고가 공신이었군요. 막연하지만 저도 그랬을 것 같다고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휴고는 디자인이나 사이즈에서부터 기존 코드 제품들과 컨셉을 달리했었죠. 그러고 보면 코드의 디자인은 참 특별한 데가 있잖아요. 그 딤플 구조의 패턴 같은 코드 고유의 디자인 말입니다. 코드 디자인의 방향이나 나름의 방식이 있나요?


저희 제품을 다르게 보이도록 한 근본적인 이유는 물론 다른 회사 제품과의 ‘차별화’에 있습니다. 저희 제품 고유의 음질적 특성이 있지만, 사용자들이 저희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가능한 그 모든 성능을 완전히 다른 형태 속에 애써 투입시키려 노력한 결과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무조건 큰 제품들을 좋아하거나 잘 운용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그 점을 감안해서 조금 다른 형태의 디자인으로도 고성능의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제안을 하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코데트(Chordette) 같은 제품을 처음 봤을 때 그 작은 사이즈에 숨겨진 뛰어난 성능에 모두들 놀랐었죠. 작으면서도 완벽하게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제작한 고성능 제품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완벽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타협이 없이 완벽을 추구한 제품이라는 차원에서는 원래 사이즈의 제품들 고유의 영역이 있습니다.

풀 사이즈 신제품이 발매될 때마다 오디오파일들이 항상 흥분되는 건 어쩔 수 없겠죠. 작은 사이즈의 제품을 제작하는 일은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서로 스타일이 다른 고객들이 있을 뿐입니다.
 




많은 공감이 가는 얘기입니다. 오디오파일들은 다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하고 시연할 가장 중요한 제품은 어떤 건가요? ​


저는 이번 오디오쇼에서 코드가 과연 어떤 능력을 지닌 회사인지를 보여주는 데 많은 비중을 두려고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제품이 레드 레퍼런스(Red Reference) CD플레이어입니다. 타협 없이 만든 대표적인 제품이고 대단한 소리가 납니다. 프리앰프 CPA3000 과 파워앰프 SPM1200mk2 또한 코드의 기반이 되는 제품들로서 시연을 하고 있는데요, 이 제품들은 정말 코드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 레드 레퍼런스 CDP​



네, 저도 좋아하는 제품들이네요. 현재 코드의 실질적인 대표주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어려운 질문이 될 지 모르겠지만 이 조합에 사용할 만한 스피커를 추천한다면요? 물론 여기 같이 시연중인 PMC가 있어서 바보 같은 질문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하하. 


아… 이건 대답하기 곤란해요. 하하. 기본적으로 코드는 음악에 특정 음색을 부가하지 않는 트루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어서 성능만 좋다면 어떤 스피커를 사용해도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합니다. 일반 캐비닛 스타일에서부터 혼스피커까지 코드를 통해서 시청해 봤거든요. 말씀하신 PMC 얘기를 하자면, 개인적으로 저는 PMC를 좋아합니다. ‘음악을 연주하는’ 원칙이 아주 철저한 영국적인 회사지요. BBC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코드와는 공통점도 많습니다.







 ​ CPA 3000 프리앰프 



코드는 액티브 스피커를 개발할 계획 같은 게 없나요? 소형의 장점을 가진 스위칭 방식의 노하우가 있어서 진지하게 검토해봤을 거라고 늘 생각해왔거든요.


예전에는 저희도 스피커를 다룬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저희의 결론은 스피커는 스피커 제작자에게 앰프는 앰프제작자에게 맡기자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코드 브랜드 스피커를 개발하려는 회사가 있다면 아주 재미있는 기획이 될 것 같긴 해요. 아마 존 프랭스의 프로젝트가 될 것 같은데요? 하하.  



이 또한 어려운 질문일 수 있겠는데, 당신의 보스 존 프랭스는 어떤 인물인가요? 집에 놀러 가본 적 있나요? 회사의 대표로서 그를 평한다면요?


존 프랭스는 대단한 인물입니다. 직원이 하는 일을 신뢰하는 보스인데, 참 좋은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는 심성이 강하고, 하드워커로서 선두에서 회사를 이끌어 가서 직원들에게 좋은 영감을 줍니다. 일과를 마치면 종종 같이 맥주에 저녁식사를 합니다. 존 프랭스는 인생은 삶과 함께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굳게 믿거든요. 하하. 일을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면 충분히 즐겨야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존을 위해 일하는 게 즐겁습니다. 







 ▲ 코드의 CEO 존 프랭스(John Franks)​   



존과 일하려면 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은데요? 하하. 존 프랭스는 멋진 인물 같습니다. 다음 번엔 저도 기회를 한 번 마련했으면 좋겠네요. 한국의 오디오 시장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나요? 한국 사람들은요? 코드의 제품 칼라와 어울려 보이나요?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은 참 긍정적인 것 같아요. 이렇게 반갑게 맞이해주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한국인들은 예의 바르고 따듯하며 정중한 것 같아요. 한국의 오디오 시장은 다른 나라들이 주시하면서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신제품이 나오면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은 제품이나 새로운 기술에 대해 꽤 정통해 있습니다. 어떤 제품들은 정말 빠른 속도로 파악하고 있더군요.


극성스럽죠, 한국의 오디오파일들. 하하하. 음악 듣는 일에 아주 열성적입니다. 당신도 물론 음악을 좋아하시겠죠? 어떤 종류의 음악을 주로 들으시나요?


록음악에서 클래식까지 저도 대부분의 장르의 음악을 매우 폭넓게 듣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열광하는 장르가 있다면 인더스트리얼과 헤비 록 쪽입니다. 예를 들어 트렌트 레즈너의 음악이라면 아주 흥분되죠. 일렉트로닉스도 좋아하는데, 최근에 들었던 가장 좋은 앨범 중에서 골드프랩(Goldfrapp)의 가 있어요. 단순하지만 너무 아름다운 앨범이었어요.



하하. 음악취향도 저와 많이 비슷하시네요. 영화 ‘그녀를 찾아라(Gone Girl)’ 보셨나요? 트렌트 레즈너가 음악을 맡았다는 정보 없이 보다가 그의 음악인 걸 알아채고 감격했었답니다. 
시간이 다 되어가네요. 마지막 질문, 질문이라기 보다 그냥 시간 날 때 무얼 하시는지요? 좋아하는 일은?


휴우~ 집을 너무 오래 떠나 있어서요. 집에 있을 때는 어떻게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 애씁니다. 저희 동네가 영국에서도 참 아름다운 곳이라서 가족끼리 강아지 데리고 강가를 오랜 동안 산책하곤 합니다. 물론 음악 듣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공연장도 가능한 한 자주 가려고 하고 있고요.
 








이 분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상대방이 온화해진다. 잠깐 본 모습으로 모든 걸 알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감성적인 인물이라서 어느새 코드의 제품에 대한 신선한 친근감이 생겨났다. 이런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느끼곤 하지만, 하이엔드 음향기기를 다루는 사람들끼리는 음악을 매개로 해서 쉽게 교감이 생기곤 한다. 음악을 빼고 기계와 판매량, 마케팅에 대한 얘기로 채운다면 이런 자리야 말로 얼마나 긴장되고 따분한 시간이 될 것인가. 

이 분이 기계를 다루고 시연을 하는 걸 잠시 지켜보니 기기 또한 매우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비싼 제품이라서가 아니라 습관화된 이 사람의 품성으로 보인다. 기기가 제 소리를 낼 것 같은 기운이 감돈다. 코드는 그래서 이런 인물을 자신의 제품을 소개하는 곳에 파견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섬세하게 만든 미세한 부분의 소리를 표현하는 일, 코드의 제품철학과도 일치하고 있어 보인다.

그가 말했듯이 제품에 정통해 있는 한국의 오디오파일들은 코드의 신제품들에 또 한 번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한 편으로 미니어처 스타일이 선전을 펼치고 있지만, 그가 말했듯이 미니어처 기기들의 사용자들로부터 코드의 새로운 관심 그룹들이 코드의 메인스트림 제품들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