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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리뷰] 마성의 매력 품은 휴대용 앰프, 코드 모조

관리자 2022-04-12 조회수 737


[리뷰] 마성의 매력 품은 휴대용 앰프, 코드 모조

 

[IT동아 강형석 기자] 고해상도 음원(HRA) 바람이 휴대기기에 불면서 재생 기기나 음원 시장을 크게 바꿔놓았다. 누구나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플레이어가 나왔고, 온라인에서 고해상 음원을 쉽게 내려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를 더 풍부하게 재생하기 위한 이어폰이나 헤드폰, 증폭기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다. 덕분에 오디오에 발 들인 자들의 지갑은 잠시라도 쉴 틈이 없어지기는 했다.
 
문제는 이들 제품의 가격이 매우 높다는 것. 한 유명 고해상 음원 재생기는 매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고, 이제 400만 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도 수십만 원을 넘어 수백만 원에 육박할 정도다. 물론 비싼게 좋다지만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그게 정말 나에게 정말 좋은지는 의구심이 든다.
 
이런 분위기는 고해상 음원을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하자는 방향으로 다시 반전되고 있다. 보급형이라는 이름의 고해상 음원 플레이어가 출시되고 있고, 이어폰이나 헤드폰도 가격대 성능을 갖춘 제품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고해상 음원을 더 깊고 풍부하게 표현하기 위한 휴대용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Digital to Analog Converter)/앰프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유명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인 코드(Chord)가 선보이고 다빈월드 (대표이사 고재희, www.dabinworld.com)에서 수입하는 모조(Mojo)도 합리적인 가격에 더 깊고 풍부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다. 물론 75만 원이라는 가격이 일반인들에게 합리적일 것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로 고가 제품들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코드 모조의 가격대 성능은 그야말로 이름 자체가 품은 뜻인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깜찍한 디자인, 한 속에 쏙 들어오는 크기
 

코드 모조는 작고 귀엽다. 물론 '포터블(휴대)'이라는 부분에서 접근하면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확실히 여느 포터블 DAC/앰프와 비교하면 작은 편에 속한다. 크기는 가로 82mm, 세로 60mm, 두께 22mm로 성인 남성의 손에 쏙 들어올 정도다. 무게는 180g으로 실제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든다. 크기에 비해 본체에 채용한 재질로 인해 무게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제조사의 자료에 따르면, 재질은 알루미늄이다. 항공기에서 사용하는 등급의 고강성 알루미늄을 써 탱크가 지나가도 멀쩡할 정도의 내구성을 갖췄다고 한다. 고가의 물건을 가지고 장난질 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으나,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 정도로 받아주자.

 

 

외모는 아기자기한 느낌이 강하다. 손에 쥐고 쓸 때를 고려했는지 모서리 면을 따라 부드럽게 굴곡을 내어 손에 쥐는 느낌을 좋게 해준다. 여기에 한 쪽에는 3개의 구슬이 사이 좋게 자리하고 있어 귀여운 감각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 구슬은 전원을 켰을 때 알록달록하게 빛도 나온다.

 

 

단자는 본체 양 측면에 자리하고 있다. 한 쪽에는 2개의 3.5mm 스테레오 출력 단자가 있고, 다른 한 쪽에는 충전 단자를 시작으로 디지털 입력(USB), 동축케이블 단자(Coaxial), 광출력(Optical) 단자가 제공된다. 흔히 휴대용 DAC/앰프라고 하면 디지털 입력이나 3.5mm 입력을 받는 것이 고작인데 많은 단자를 제공해 주는 점은 좋게 볼 부분이다.
 
이는 휴대기기 외에도 여러 음향기기간 사용까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드 모조는 PC 연결도 지원하고 있다. 광출력이나 코액시얼 단자 제공은 다른 플레이어 연결에 큰 도움을 준다.

 


전원을 인가하면 측면에 나란히 있는 구슬에 빛이 감돈다. 전원 버튼의 색은 음원의 샘플 주파수에 따라 달라지고, 우측의 두 구슬은 음량에 따라 달라진다. 음원에 따른 색상은 44kHz부터 DSD까지 총 10단계로 나뉘어 표시된다. 음량도 마찬가지지만 조금 더 세밀하게 나눠 놓았다.
 

풍부한 사운드, 깊어지는 공간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코드 모조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봤다. 연결한 기기는 갤럭시 S6다. 헤드폰은 소니 히어온(MDR-100AAP)와 비츠 스튜디오 2.0, 베이어다이내믹 T5p를 각각 활용했고, 이어폰은 슈어 SE535, 뱅앤올룹슨 H3 ANC 등을 활용했다. 각 헤드폰/이어폰의 특성을 배제하고 연결했을 때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재생은 별도의 플레이어 애플리케이션으로 320Kbps MP3 음원(44.1kHz)과 고해상 음원(24비트, 96kHz FLAC)을 재생해봤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MP3 음원이어도 충분히 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고해상 음원을 재행하면 더 섬세하고 풍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많은 헤드폰과 이어폰으로 들어본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코드 모조와의 조합은 음질 향상으로 연결됨을 확인했다. 이를 사용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다른 문제지만, 변화는 분명하다.

 

 

이쯤에서 코드 모조의 사양을 확인해 보자. 제조사에 따르면, 제품은 8옴(720mW)~600옴(35mW)의 헤드폰 저항값을 제공한다. 출력 저항은 0.075옴이고, 신호대 잡음비 120데시벨, 다이내믹 레인지는 125데시벨이다. 고조파 왜곡 -103데시벨 이하, 전체고조파 왜곡은 0.00017%에 달한다. 작지만 하이엔드 오디오, 고급 장비와 비교해도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음원 지원 범위도 상당하다. USB를 사용하면 32비트 768kHz(DSD256)에 대응하고 동축케이블은 32비트 768kHz(DSD128)까지 지원한다. 광출력은 32비트를 지원해도 192kHz(DSD64)까지 자원하고 있다. 사양 자체만으로 보면 손바닥에 놓고 쓰는 휴대용 DAC/앰프라고 치고는 과하게 느껴질 정도다.

 

 

속이 궁금한 나머지, 분해를 감행했다. 기판 구성은 간결하고 마무리는 깔끔하다.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전환하는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는 방대한 신호를 어떻게 잡음 없이 깔끔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가가 관건일 것이다. 때문에 칩셋 선택이나 기판 구성 등에서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 최고 수준이다.
 
더 자세히 확인해 보자. 코드 모조에는 자일링스(Xilinx)의 아르틱스(Artix)-7 프로세서를 쓴다. 전력당 성능을 높인 구조로 모조의 활동 시간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4시간 충전으로 10시간 가량 사용 가능하다고 하는데, 실제 충전시간은 비슷했지만 사용시간은 약 8시간 가량이었다. 추운 겨울에 배터리 효율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아래에는 아트멜(Atmel) 사의 ATSAM3U1C 칩을 달았는데, 이 칩은 ARM Cortex-M3 기반으로 USB 연결 기기 내 음원 데이터를 받아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USB를 통해 기기를 연결하면 음원 소스가 이 칩을 거치고 아르틱스-7을 지나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단계(DAC Stage)를 거쳐 병렬 트랜지스터 라인을 흘러 최종 출력되는 과정이다.
 
이 구조가 독특하고 효율적이다. 모조에는 PCM 768kHz와 DSD512 구현을 위해 전력순간정렬(Watt Transient Aligned) 필터를 갖췄다. 이 필터는 음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차를 빠르게 보정해 음원이 품은 사운드를 최대한 정확히 표현하는 일을 한다. 일부는 여기에 울프슨이나 버브라운 같은 DAC 칩을 별도로 탑재하기도 하겠지만 코드는 DSD 구현에 어울리는 1비트 방식의 파동배열(Pulse Array) DAC 회로를 채택했다.
 
변환된 신호는 6개의 병렬 트랜지스터 라인을 지나 최종 출력까지 이어진다. 이런 구성은 별도의 회로를 쓰거나 드라이버를 채택하는 구조 대비 낮은 저항값과 높은 출력이 가능하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코드 모조를 갤럭시 S6에 연결해 음원을 재생했을 때 공간감이나 표현력이 크게 개선됨을 느낄 수 있었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에 따른 차이점은 존재한다. 특히 잡음 제거(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제품이 그랬다. 잡음 제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두드러질 때가 있었으니 참고하자.
 

어머! 이건 특급 매력 덩어리야!


코드 모조의 가격은 75만 원. 자체만 놓고 보면 비싸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다른 휴대용 DAC/앰프와 비교하면 오히려 합리적이다. 소니 PHA-3만 봐도 덩치는 크고 가격은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휴대기기를 하나 더 들고 다녀야 하니 귀찮다고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밖에서도 최고의 사운드를 경험하고자 한다 생각했을 때 이보다 나은 제품은 없지 않을까 평가해 본다.
 
느낌적 느낌으로만 봐도 여느 휴대용 DAC/앰프와 비교를 거부할 정도의 성능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어느 영화의 대사 "시나리오 쓰고 있네~ (삐이이이)가~"가 생각났지만, 한 번 들어보니 넓은 공간감과 세밀한 표현력에 흠뻑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음향에 대한 부분은 주관적이므로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절대 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현재 셰에자라드와 강남사운드연구소에서 자세한 정보를 접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경험해 보자.

 

 

장점을 신나게 늘어놓은 듯 한데, 물론 이 제품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음질과는 상관 없는 부분인데, 바로 부실한 내용물과 음량 확인이 쉽지 않은 것이다.
 
실제 코드 모조의 패키지를 보면 75만 원 제품에 고작 마이크로 USB 충전 케이블 하나가 달랑 들어 있다. 동축케이블이나 광출력 케이블은 그렇다 치더라도 동일한 마이크로 USB 단자를 구하려면 인터넷 또는 케이블 전문 매장을 찾는 수 밖에 없다. 음량 확인도 어렵다. 전원을 인가하면 구슬에 빛이 나는데 무슨 색이 어느 정도 음량인지 알기 전까지는 사용자가 음량 수준을 인지하기가 어렵다.
 
사소한 부분을 제외하면 코드 모조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 어디든 들고 다니며 고해상 음원을 더 생생히 감상할 수 있어서다. 휴대용 앰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 시도해 볼 가치는 있어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