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C는 "작곡가 - 스튜디오 - 소비자로 이어지는 음악 생산 및 재생 과정에 모두 동일한 스피커가 이용될 수 있다"는 오너 피터 토마스(Peter Thomas)의 신념을 정확히 반영해 명료하고 매력있는 사운드의 스피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신념 때문일까? PMC 스피커의 외관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답다기 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글의 주인공인 Fact.8은 PMC 고유의 우수한 음향 가치에 심미적인 스타일을 더한 새로운 레인지의 시작점이라는 데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저역 확장과 스피드의 황홀한 결합
15cm로 매우 슬림한 좌우 폭, 기존 모델들과 차별화되는 고급스러운 마감 등 외관 상으로는 모든 게 바뀐 듯 보이는 Fact.8이지만 PMC는 이 새로운 레인지에서도 자사의 전통적인 철학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전형적인 2웨이 플로어 스탠더 형태를 첫 모델로 삼은 것, 내부를 PMC의 트레이드마크인 트랜스미션 라인 방식으로 설계한 점 등이 바로 그 방증이다.
트레이드마크인 만큼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데, 트랜스미션 라인이란 캐비닛 내부를 관통해 외부 포트로 연결되는 구불구불한 터널을 일컫는 것으로, ATL™로 명명되는 PMC의 트랜스미션 라인은 저역 확장과 스피드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게 주안점이다. Fact.8에는 3m 길이의 터널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Fact.8이 보기보다 훨씬 투명하고 커다란 스케일의 사운드를 재연할 수 있게 하는 핵심적 요인이다.
후면으로 넘어가보면 고, 저 주파수 응답을 조절할 수 있는 심플한 스위치를 찾을 수 있다. 일부 애호가들은 이러한 작동 방식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지만, PMC는 장담컨대 조금의 음질 열화도 없다고 하니 안심하고 조절해도 될 듯하다.
명료, 정확, 빠른 사운드
사운드를 들어보면 이 까다롭지 않은 스피커는 명료하고 정확하며 빠른 사운드를 재생한다. 가령 라디오헤드(Radiohead)의 15step 을 재생해보면 세밀한 리듬 변화를 매우 정밀하게 포착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중역의 디테일은 매우 모범적이며 저역이 돌출되거나 하는 법 없이 고른 밸런스를 나타낸다.
한스 침머(Hans Zimmer)의 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를 들어보면 사운드 스테이지의 분산과 규모, 강렬하게 표현되는 사운드 드라이브에서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특히 주목할 것은 명료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는 보컬이다. 있는 그대로 일체의 꾸밈없는 자연스러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랄까? 이 부분에 있어 PMC는 과히 특출나다고 평가하고 싶다.
PMC의 음향 기술과 미적 감각의 조합은 가볍지 않은 가격표에도 불구하고 마법과 같이 거부하기 어렵다. 투자한 액수를 상응, 아니 상회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은 사운드를 바란다면 아마 훨씬 큰 지출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훨씬 못생긴 스피커를 고르거나.
(주) 다빈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