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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PMC OB1i - 중독성 있는 현의 질감과 중역의 밀도감 (월간오디오, 2010년 12월)

[월간오디오] PMC 2022-04-12 조회수 220






어느덧 국내 스튜디오에서도 PMC 스피커들이 모니터 스피커로 채용되기 시작했다. 한때는 이들이 ATC나 B&W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현대 모니터 스피커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아직은 소형 북셀프 제품은 입문기용으로 추천될 정도이지만, 플로어스탠딩 타입의 제품들은 하이엔드적인 요구사항들이 잘 반영된 제품들이라고 볼 수 있으며, 가장 합리적으로 접근된 것은 i 시리즈를 통해 본격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PMC의 상징적인 기술력이라고 한다면 무엇보다 ATL이라는 어드밴스드 트랜스미션 라인이 캐비닛에 적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캐비닛 내부를 분할하여 긴 터널 형식으로 구성하여 깊이 있고, 적절한 에너지의 저음을 만들어 준다. 과거 영국의 TDL 스피커에서 유래된 기술이지만, 이제는 PMC를 통해 완성되어 가장 성공적으로 데뷔함으로써 동사의 가장 돋보이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인클로저 크기의 한계와 베이스 유닛의 선택의 폭도 다양해 졌다. 

 

그리고 OB1i에 사용된 드라이브 유닛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트위터는 PMC·시어스가 개발한 2.7cm의 소노렉스 소프트 돔 트위터로 정교함보다는 단아하고 깨끗한 고음이 중심에 있으며, 미드레인지는 7.5cm 소프트 돔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는 ATC의 그라운드 브래킹 소프트 돔 미드레인지와 동일한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중역의 명료도와 정확한 밸런스 제공에 유리하다. 베이스는 17cm 타입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렇게 각 유닛의 재질과 역할이 우선 분명하다. 


특히 일반적인 스피커의 경우는 크로스오버의 보완을 위해 포트와 네트워크의 시정수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넓은 대역폭이 움직여져 또 다른 왜곡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딥이 좁고 깊은 타입의 옥타브를 24dB로 선택하여 롤 오프 커브를 만들었으며, 그 결과 중·고역은 3.8kHz, 중·저역은 380Hz로 설정하여 일반적인 크로스오버 구성보다 높은 주파수 대역에서 커팅이 이루어져 있다. 캐비닛의 전면 배플은 25mm의 두께로 초고밀도 정밀 가공으로 만들었으며, 이런 기술력의 결과 높은 파워 핸들링과 자연스러운 음향을 이끌어 내게 되었다. 


조수미의 목소리로 들어본 ‘나 가거든’에서는 보컬의 표현력은 정확하며, 그녀의 애절한 목소리와 중고역의 특성이 잘 어울려 있고, 그녀의 가사 전달과 표현력을 제대로 들려주었는데, 곡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소박하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접근되었다. 


재즈 연주곡인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바흐 리틀 푸가 G단조에서는 적절한 통 울림과 번짐이 드럼의 크기를 느끼게 했고, 피아노는 기교적인 그의 연주 스타일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 곡에서는 사운드의 중심이 피아노임에 있음을 분명히 느끼게 해주었는데, 이는 화려하거나 강렬함보다는 명료함만을 강조하는 고역의 사운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중심이 잘 잡힌 대역 밸런스가 돋보였다. 


말러 교향곡 5번을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지휘와 베를린 필의 연주로 들어보면 도입부에 관현악기들이 일제히 울릴 때 쉽게 앞으로 쏟아내기보다는 스테이지를 유지하면서 음을 재생해 주었다. 그리고 쉽게 흔들릴 수 있는 금관악기의 강렬한 울림도 마치 한 발짝 물러서 여유를 부리 듯 스피커와 거리를 두었는데, 무엇보다 대편성에서 혼탁함 없이 깊이 있는 재생능력은 최고의 장점이었다. 


비발디 사계 중 여름을 줄리아노 카르미뇰라의 바이올린 연주로 들어보면 우선 현악기의 재생능력은 역시 브리티시 사운드를 반영해 주고 있기 때문에 강렬함보다는 현의 표현력과 중역 질감이 중심에 있다. 화려함은 없지만, 적절한 요소의 현악기들의 통 울림들이 과장 없이 잘 표현되어 있어 역시 현악기 재생 시 잘 어울렸으며, 카르미뇰라의 기교적인 연주를 앞으로 쉽게 쏟아내기보다는 반주되는 현악기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현의 질감, 중역의 밀도감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전체적인 사운드 특징은 정확한 표현, 확장성과 명료도 있는 초점이 분명한 사운드 재생이 돋보이며, 여기에 영국적인 사운드와 유럽의 대륙적인 느낌도 간간히 묻어 있다. 그리고 서서히 밀려오는 저역의 에너지와 함께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대역 밸런스가 강조되고 있으며, 특별히 과장되거나 불필요한 표현은 거부하는 모니터적인 성향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OB1i는 PMC의 플로어스탠딩 타입 스피커를 대표하는 레퍼런스 스타일의 제품으로 손색이 없다.


(주) 다빈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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