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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Notice

[리뷰] PMC fact.12 - PMC의 ‘실질적’ 부흥을 주도하다 (풀레인지, 2015년 3월)

[풀레인지] PMC 2022-04-12 조회수 277




 


 






PMC의 발자취



몇 가지 정황으로 판단했을 때, PMC의 등장 그리고 일련의 정책변화는 BBC의 새로운 스타일링이라고도 할 수 있다. BBC 모니터의 분기점에 위치하면서 애초부터 PMC가 지향한 지점은 온건한 진보였다고 보였는데 그렇지 않고 기존의 BBC모니터 브랜드들에 의해서였다면 그 변화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80년대 중반부터 이미 BBC에는 신선함이 필요해 보였고 PMC는 그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BBC의 전통을 훼손시키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를 성공적으로 이식할 수 있었다. 인클로저의 잔향을 유지시켰다는 점, 그리고 어느 등급에서나 3웨이를 모범으로 삼고 있는 점 등은 PMC가 진보를 지향하면서도 화제성 등을 매개로 극단적인 모험은 하지 않았다는 흔적들이다. PMC의 혜안은 자체적으로 신구 모델들을 공존시킨다는 점에 있다.

클래식 버전들은 업 버전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하거나 서서히 대체시키곤 한다. 알려진 바 PMC의 데뷔작들은 큰 사이즈의 3웨이 풀레인지 모니터들이었다. BB5, MB2, IB1 등의 제품들은 정확한 간격을 유지하며 업 버전들이 지속 출시되고 있다. 소형 모니터의 대표격이었던 TB1, 니어필드용 톨보이 FB1 등은 베스트셀러의 인기를 누리며 후속기들에게 자리를 넘겨주었다.

TB1은 DB1으로 훌륭히 계승되었고, FB1은 몇 가지 모델들로 가지를 치는가 싶더니 아예 두 개의 시리즈로 크게 확장되었다. 그런 면에서 FB1은 이후에 등장하는 PMC의 다양한 슬림형 톨보이들의 좌표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6개 제품을 보유한 창립 20주년 애니버서리 ‘twenty’시리즈와 이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구성된 3가지의 ‘fact’시리즈가 그것이다.








새로운 국면 fact.12


 


 


요란스럽게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팩트 시리즈의 플래그쉽인 fact.12로부터 PMC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설립자인 피터 토마스의 아들인 올리버 토마스가 주도한 본 프로젝트는 몇 가지 면에서 이전까지의 PMC와 노선을 달리하고 있어 보인다. 예를 들면, 기존의 PMC 상하 라인업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새로운 포맷을 창안했으며 그에 적합한 신규 유닛들을 장착시켰다. 또한 그 효력에 힘을 더하기 위해 공신력있는 인증 기관을 통한 어쿠스틱 테스트를 거쳤다.

그 내용들을 좀더 심화시켜 살펴보자면, PMC는 런던 서남부에 있는 NPL(National Physical Laboratory; 영국 국립 물리 연구소)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잔향특성을 새롭게 설계했다. BBC 인증 외주제작사인 PMC가 왜 자체 테스트 룸이 없겠는가? PMC가 자체 실험실이 잘 갖추어져 있는 모니터 스피커회사에서 이런 선택을 한 배경에는 공인기관이 주는 중량감, 혹은 공신력을 동원한 마케팅 전략도 고려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닛들도 모두 새롭게 개발되었다. 특히 미드레인지와 두 개의 베이스 유닛은 팩트 12 전용으로 개발되어 하위 모델들과 차별화시켜 적용되었다. 19mm(0.75인치)구경의 다소 컴팩트한 사이즈로 제작된 트위터는 SEAS에 특주한 ‘SONOMEX’ 소프트돔을 사용하고 있다(Twenty 시리즈에 사용된 ‘SONOLEX’의 상위제품). 고해상도로 잔향왜곡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소구경으로 특수 코팅 처리해 제작한 본 유닛은 30KHz까지 뛰어난 선형성을 자랑한다. 음의 효과적인 확산을 위해 그릴의 디자인과 망의 크기 또한 고려되어 제작되었다.




 


 


별도의 그릴 없이 노출되어 있는 50mm(2인치) 구경의 소프트돔 미드레인지는 팩트 12에 처음으로 사용된 특주 유닛이다. 특히 본 유닛의 댐퍼와 프레임과의 접합부분은 자기장에 따라 변형되는 유체마그넷(Ferro-Fluid)으로 접합시켜서 코일과 돔과의 터치현상을 방지하는 신개념 설계를 적용했다. 이로써 동사가 지향하는 해당 대역에서의 뛰어난 투명도와 자연스러운 음의 분산을 실현시키게 되었다.




 


 


박막 알루미늄 합금에 코팅을 한 140mm(5.5인치)구경의 베이스 유닛은 트윈으로 구성해서 양감과 스피드 양면에서 장점을 발휘하도록 제작되었다. 고무재질로 제작된 서라운드 에지는 소용돌이 모양의 홈을 파서 확장성을 늘렸는데 진폭이 최대일 때 서스펜션이 작동하도록 물리적 차이를 두어 제작되어 있다.



 


 


이러한 상호 특성이 다른 특주 유닛을 구동하기 위한 네트워크의 품질도 향상되어 있다. 커패시터와 같은 주요 부품은 ‘솔렌’사의 제품을 사용해서 신뢰감과 내구성을 높였다. 고밀도 섬유글라스로 제작된 메인보드는 실장면적의 효율을 위해 사이즈를 줄이고 대신 양면을 사용해서 제작했다. 별도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지만, 통상적인 PMC의 고유설계를 감안할 때 유닛간 슬로우프 특성이 다른 다차필터로 설계되어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바인딩 포스트는 3조를 사용해서 트라이 와이어링을 지원하고 있다. 이 세 조의 단자 위쪽에 상하 각각의 대역을 +/- 한 스텝씩 보정할 수 있는 토글 스위치가 있는데, 적용 전후를 비교해가면서 시청을 해보면 그 차이가 적지 않아서 공간에 따른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대역보정 필터는 3dB 정도의 차이를 두는 게 일반적이다.

시청을 진행한 약 10평 남짓한 와인오디오 메인 시청실의 경우 디폴트 상태로 시청했을 때 가장 좋았다. 스피커 좌우 폭을 살짝 넘어서서 지지하고 있는 금속재질의 트리거와 전용 스파이크를 더하면 필자의 가슴 높이 정도의 키가 되는데, 폭이 슬림해서 실물을 보게 되면 스피커의 전반적인 사이즈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위의 twenty 시리즈와 달리 직립으로 반듯이 서있는 디자인이다.




 


 


리플렉스 홀도 전면으로 배치시켜서 어느 공간과도 쉽게 조화될 수 있어 보인다. 소위 ATL(Advanced Transmission Line)방식으로 3.3미터의 트랜스미션 통로를 거친 공기는 이 곳으로 배출된다. 유체역학에 따라 상하 두 개의 독립된 덕트로 구성해서 3.3 전방에 있는 콘의 움직임을 위상차 없이 반영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방식은 대역간 시차를 극복할 수만 있다면 스피커에서 고품질의 다이나믹스와 스피드를 모두 얻어낼 수 있는 스마트한 방식이다.


 


 


이러한 디자인의 결과물로서 fact.12는 슬림한 톨보이의 날렵한 3웨이 풀레인지(광대역을 소화하는)가 되어 있다. 애초부터의 컨셉트로 짐작되기도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PMC의 제품 중에서 가장 홈오디오용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어 보인다. 마감 또한 음질의 품질에 걸 맞는 격조 높은 디자인을 적용시키고 있다. 사운드적으로도 그렇지만, 제품의 뉘앙스가 twenty 시리즈와도 차별화되어 있고, 상위의 빅 모니터들과도 다른 성향을 보인다.







정교한 슬림형 톨보이에 대형기의 장대함과 음악성을 품다



시청은 패스의 X350.8과 XP20의 조합으로 오렌더의 X100과 심오디오 350P의 DAC출력을 소스로 해서 시청했다. 지난 번 twenty.26과의 시청에서 앰프만 교체된 상황이다. 시청을 패스의 앰프들을 통해서 한 영향도 있어 보이지만, twenty.26과 비교하면 베이스의 양감과 품질면에서 적당한 거리를 분명히 떼어놓고 있다. 전체적인 뉘앙스가 상당히 다르게 들리는데, 기본적으로 윤기가 더해져서 풍요롭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건 늘어난 양감과 더불어 통제가 분명한 저역이 먼저 귀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마리 코다마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템페스트’ 3악장은 왼손의 운행과 페달링의 댐핑이 대형기에서의 느낌과 유사하다. 스케일 크게 공간을 채워오지만 기본적으로 다이나믹스의 폭이 커서 장대한 메시지가 된다. 강렬한 다이나믹스에 이어 급격히 약음이 되면 마이크로다이나믹스를 빠르고 세부적으로 묘사해주어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일반적으로 스피커의 사이즈로 보아 짐작이 되지 않는 스테이징과 스케일로 인해 시청자를 잠시 당황하게 할 수도 있는 성향을 보여주었다.



 


 



악기수를 늘려서 에이지 오우가 미네소타 심포니를 지휘한 코플랜드의 <보통사람들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fact.12와 같은 슬림형 톨보이 디자인의 장점 - 강렬하고 단정한 다이나믹스 - 이 잘 나타난다. 거의 ‘유감없이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마치 고밀도의 견고한 바닥을 두들기는 듯한 안정감은 시청 전에 미처 예상치 못한 감탄스러운 수준의 품질이었다. 시청자가 위축이 될 수도 있는 위력적인 투티에서도 귀를 자극하거나 압도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대열을 선명하게 맞춘 공기의 울림으로 느껴진다. 특히 팀파니의 슬램은 위력적이면서도 민첩해서 빠른 스피드와 강한 에너지로 어필하는 고해상도 베이스의 전형을 보여준다. 시청실을 가득 채우는 스케일과 금관악기의 울림은 하나의 악기로 통제되는 것처럼 똑같은 속도로 사라져 정적의 상태가 되었다. 또한 슬램의 순간은 강렬하기도 하거니와 매우 안정적이다. 같은 멤버들이 연주하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의 슬램은 순간 무섭게 떨어지지만 빠른 속도로 안정감을 찾는다. 팀파니의 큰 울림이 번지거나 모호한 느낌이 없다는 점도 감탄스러웠다.


 


 


칸타테도미노’의 파이프 오르간은 존재감도 명쾌한 해상도가 돋보이는 연주로 들려온다. 정밀한 레이어링과 큰 사이즈로 만들어지는 스테이징은 훌륭한 홀로그래픽 이미지를 스트레스 없이 띄워주는데 편하게 들린다는 점이 좋은 미덕으로 느껴진다. 이 곡은 높은 대역과 낮은 대역에서 동시에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곡이라서 이렇게 들리는 상태가 좋은 지표가 된다. 연속의 빠른 운행에서도 자극이 없게 들리는 높은 대역과 음의 변화가 분명히 감지되는 낮은 대역에 이르기까지 파이프 오르간 연주만으로도 흠을 잡기 어려운 연주였다. 좌우 펼침의 크기도 좋지만, 뒤로 많이 들어가는 오목한 스테이징은 이런 해상도의 품질을 더 좋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한편, 미드 레인지에서 트위터로 이어지는 대역구간에서 느껴지는 소위 ‘음악성’은 특히 이 스피커가 하위 기종들과 많은 차이를 보이는 부분으로 보인다. twenty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청감상으로 가장 먼저 차이를 느끼는 부분은 fact.12쪽이 콘트라스트가 짙게 대비되어 색감이 진하다고 느껴진다는 점이다. 앰프의 성향 또한 관여되는 부분이지만 대출력에서도 음의 터치 또한 매끄럽다. 또한 음이 분산되는 느낌이 상당히 자연스러워서 또렷한 음상 속에 들릴 소리가 다 들리면서도 포근하다는 인상을 준다.



 


 



안나 네트렙코가 부르는 푸치니의 <지아니스키키>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는 풍윤하면서 단정함을 잃지 않는다. 강렬함과 교차되는 단정함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동작이 잘 묘사되는 선명한 음상에서 이런 음이 나온다. 복장은 적당히 화려하게 차려 입었는데, 동작이 절도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고급의 음색이다. 귀로 들리는 이상을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 재생을 우선하지 않고 음악적으로 어떻게 들려야 하는 지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낮은 대역으로 갈 수록 단단한 토대를 딛고 있다는 느낌이, 높은 대역으로 올라가면서는 유연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감성이 좋은 기분을 선사해서 분위기를 쉽게 고조시킨다는 생각이다. 이 곡을 듣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분명해지는 건, fact.12가 낮은 대역 못지 않게 매우 안정적인 중고역 품질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낮은 중역대에서 보여지는 두터움은 슬램이나 다이나믹스와는 다르게 발견되는 품질이다. 빌 에반스의 ‘Waltz fof Debby’를 리마스터 버전으로 시청해 보면 베이스의 탄력이 선명하다.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서 양감을 약화시키지 않아서 좋다. 부스팅이 간섭하지 않는 밀도 높은 두터움이 선명하게 들려온다. 이런 고품질의 탄력은 간결한 피아노와 중첩되어 매우 생기 있고 짙은 음영이 드리운 듯한 현장의 분위기를 잘 선사한다. 드럼이 들어오고 악기수가 늘어나도 일단 혼탁함이란 없다. 리마스터 버전이 지향하는 깔끔하고 강렬한 ‘Waltz for Debby’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fact.12를 다시 한 번 높게 평가하게 된다.



 


 



BBC 엔지니어였던 피터 토마스가 PMC를 설립한 지 25년이 되었다. 그의 목표는 새로운 모니터의 개발에 있었고, 그간 그 목표를 달성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한 번 새로운 PMC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느낀다. 심각해지지 않고 음악만을 남기는 또 하나의 전천후 스피커를 만나게 되어 사실 문제점으로 지적할 만한 부분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필자는 처음 제품이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부터 PMC의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실은 하위 기종들에서의 에너지 과잉을 우려하기도 했다. 다수의 사용자들이 이 스피커의 독특한 저역 재생방식을 서로 다르게 구사하고 있었고 종종 고역에서의 에너지 과잉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fact.12에서는 그런 문제점들을 현명하게 해결하고 있어 보인다.

이 제품에 대해서 할 얘기가 많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주로 사용자로서의 입장에서 게시판에 게재할 얘기들이 될 지도 모르겠다. fact.12를 시청하는 동안 꽤 많은 곡들을 시청하고 있었다. 호텔 캘리포니아의 마지막 드럼연타라든가, 힐러리 한의 바하협주곡 시작 부분이라든가, 엘튼 존의 타이니 댄서 등 작은 부분까지 열거하자면 지면이 부족할 정도의 곡들이다. 장르를 크게 구분하지 않고 어느 곡이나 진지하게 들려주었다는 게 주된 이유였지만, 품질과는 별도로 대부분의 곡들을 새롭고 신선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톨보이 PMC의 성향은 이전부터 전천후를 지향했었지만 장르에 따른 편차, 시청 시스템 특히 앰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었다. PMC의 설계 자체가 보편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스피커를 명성을 따라 구하게 되면 다수의 사용자는 에너지가 과잉된 강한 고역을 만들어 놓곤 했었다. 베이스의 품질을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대출력 앰프들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fact.12를 시청하면서 느낀 점은 PMC는 그런 사용자에 대한 모니터라도 한 것일까 싶었다는 사실이다. 순간적인 임팩트나 투티에서의 최대 구간을 설정해 놓고 그에 적합하도록 중역과 고역을 최적화시켜 나간 것이 아닐까 싶은 고른 밸런스를 보였다. 단일 캐비넷 안에서 이런 넓은 대역을 재생하면서 대역 간의 특성이 같게 하기는 매우 어렵다. 간혹 그렇게 해놓으면 맥아리가 없는 특목 스피커가 되곤 했었다. fact.12는 그런 전능한 스피커를 지향한 것이 아닐까 싶은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실은 대략 twenty.26의 확장 버전으로 짐작을 하고 시청을 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서로 다르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모니터를 지향하는 PMC에서 만든 가장 ‘프로페셔널 하지 않은’ 스피커라고 하고 싶은 제품이다. 국립 공인 기관에서 잔향체크를 할 만큼 의식적으로 음색의 정확성을 기반으로 해서 제작되었지만 재생의 성향을 음악적이고 감성에 호소하는 쪽으로 미세하게 선회를 시킨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혹시 PMC가 아버지와 아들 두 사람의 회사 혹은 브랜드로 나뉘어 지는 건 아닐까 하는 쓸 데 없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



 


 



이 스피커의 기본적인 성향은 이보다 상위 그룹의 빅 박스 모니터들의 품질을 압축시켜놓았다고도 할 수 있다. 음색의 자연스러움과 물리적인 대역특성 등에 있어서 그렇다. 부스팅과 공간과의 함수관계에 대해서는 fact.12의 디자인이 좀더 현실적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아파트라면 상위 모델들보다 fact.12가 더 쉽게 어쿠스틱의 품질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품질, 디자인, 범용성



이 스피커의 가격은 대략 2천만원을 전후할 것으로 보인다. 신품 가격으로 이 등급이 요구하는 품질이 있는데, fact.12는 당연히도 그에 빠짐없이 대응해서 설계되어 있다. 예들 들면, 피아노의 왼손의 운행이 감지되는 구간까지의 넓은 대역과 해상도를 잃지 않을 만큼의 포만감, 호쾌한 다이내믹스, 눈이 시원해지는 스테이징, 그리고 장르적 다양성 등이다. 혹시라도 심리적으로 이 가격에 걸 맞는 사이즈를 원한다면 fact.12의 주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공간에 대한 탓을 하게 될 가능성 또한 선택에 따른 몫이 될 것이다. fact.12는 작은 공간에서도 배치와 어쿠스틱에 대한 대응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상기한 품질에 더하고자 한다. 이런 디자인이 된 것은 주로 그런 용도를 고려한 것이기 때문이다.



 





고성능 세단이 소형화가 되어가는 것과 유사한 이유로 fact.12 또한 슬림한 사이즈의 빅 모니터를 지향하고 있다. 성인이 찻잔을 들고 스피커의 상단에 팔을 올려서 기댈 수 있는 정도의 높이인데 필자의 경우 톨보이 스피커의 높이는 이 정도일 때 시각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퍼포먼스가 우세한 경우라고 해서 이보다 높은 스피커가 된다면 마주 대할 때 위압감을 느끼게 된다. fact.12는 서운하지 않을 만큼의 공간을 채워서 세련된 비율과 마감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빈틈없어 보이는 견고한 만듦새와 더불어 미학적으로도 매력적인 모습을 선사한다.

사용자가 이 스피커를 고려하고 있다면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앰프의 선택이다.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으로서 능률이 다소 낮은 편(84dB)이라서 시청자의 스타일에 맞는 앰프를 선택할 수록 만족의 정도가 클 것 같다. 무식하다고 할 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가장 쉬운 방법은 출력이 높은 앰프를 사용하는 것이다. fact.12는 대출력에 따른 에너지 과잉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보여서 공간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여유 있는 출력수치를 들이대도 될 것으로 보인다. 혹시라도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참고 삼아 예를 들자면, 10평 안쪽의 공간일 경우, 그래봤자 200와트 정도면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 다음은 사용자의 선택에 따르면 된다. 추가 시청의 기회를 통해 좀더 분명해지겠지만 앰프에서의 스피드와 음색 등의 다양성은 fact.12에서는 그리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다. 범용성 또한 뛰어나도록 설계된 새로운 PMC이기 때문이다.





(주) 다빈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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