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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Notice

[리뷰] PMC fact.12 - 절정의 스릴로 입증한 fact. (하이파이클럽, 2016년 5월)

[하이파이클럽] PMC 2022-04-12 조회수 262







"PMC 의 변혁"



좁은 배플에 뒤로 약간 더 긴 형태의 인클로저는 늘씬한 몸매를 자랑했다. 뭔가 대단히 웅장할 것 같진 않으나 대신 넓은 음장과 반듯한 밸런스를 보여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유닛은 그리 값비싼 유닛은 아니었으나 메탈 돔 트위터는 시원시원한 방사특성을 가질 것 같았다. FB1 으로 처음 만난 PMC 라는 스피커는 그런 인상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저역 스케일, 마치 이보다 두어 배는 더 큰 인클로저를 가진 스피커에서 나오는 듯한 소리였다. 고역은 고급스럽진 못했지만 JBL 혼만큼 시원한 음감을 선사했다.


BBC 모니터 스피커 제작으로 이름을 알린 PMC 지만 이젠 무엇보다 일반 가정용 라우드스피커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었다. 하지만 BBC 혈통이면서 영국 출신에 아큐톤, 스캔스픽, 스카닝, 다인오디오 유닛 등 내로라하는 고급 유닛을 사용하지도 않았고 디자인은 하베스나 스펜더 등 전통적인 BBC 모니터군과 조금 다를 뿐이다. 한편 PMC 는 상기 정통 BBC 모니터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오며 그 자장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MC를 바라보는 시선은 네모반듯한 인클로저에 특별해보이지 않는 유닛을 사용해 플랫한 모니터 스타일 스피커를 제작하는 메이커로 인식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PMC 가 자신들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시킬 방법은 단 한가지였다. 단지 디자인을 바꾸거나 혹은 기존에 추구했던 브리티시 모니터 경향을 완전히 버리거나. 하지만 이 모두 변화시킬 경우 BBC 모니터의 범주에서 달아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정체성의 혼돈이 올 수 밖에 없다. 결국 PMC 가 결론지은 것은 선택과 집중이었을 것이다. 기존 이미지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음질적 특성에 관해 새로운 대안을 찾는 것이다.








"새로운 유전자 fact. 12"



2013년 뮌헨 오디오 쇼에서 PMC 는 그 결과를 fact.12 로 내놓았다. 이미 2009년에 fact.3라는 북셀프와 fact.8을 내놓은 터였다. 그러나 fact.12 는 실질적인 향후 PMC 사운드의 기조를 결정짓는 바로미터로서 fact.3 과 fact.8에서 미처 모두 보여주지 못했던 퍼포먼스를 모두 실현했다. fact.12는 fact. 시리즈의 알파와 오메가이며 모든 정수를 담고 있다.


때로 혁신이라는 그럴 듯한 기치 아래 Signature, MKII 등의 이니셜을 달고 약간의 내부 소자 및 구조 변경 후 신 모델을 출시할 거라면 애초에 시작도 안했을 것이다. 피터 토마스라는 PMC 의 수장이자 고집 센 엔지니어는 기존 박스 시리즈 그리고 20주년 기념 라인업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라인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피터 토마스의 아들 올리버 토마스가 R&D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했으며 특별히 구성된 디자인 팀이 함께했다. 디자인 테크니션으로 필 밀로스가 참여한 것은 특별하다. 그는 트랜스페어런시, 스케일과 다이내믹스 및 밸런스 등 fact 12의 음질적 정체성을 확립해나갔다.








▲ NPL에서 진행한 Acousto-optic의 레이저 기반 매핑 프로세스 진행 장면



fact. 12 프로젝트 팀의 의도와 목적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바닥부터 새로 시작해야했다. 새로운 인프라를 구성한 후 이론적 바탕과 그 결과, 튜닝에 있어서는 NPL(National Physical Laboratory; 영국 국립 물리 연구소)이 서포트했다. 여러 하이파이 메이커들이 스피커 설계시 측정치, 실험 결과를 얻기 위해 애용하는 NPL에서 PMC 는 Acousto-optic 이라는 레이저 기반 매핑 프로세스를 십분 활용해 fact. 12 의 음향적 특성을 만들어나갔다. 레이저를 활용한 광학 매핑 방식은 캐비닛 반사율과 패턴, 스피커 유닛으로부터 방사되는 주파수 특성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매우 정교한 3D 이미지로 보여주었다. PMC 디자인팀은 이를 토대로 기존 PMC 사운드에서 한 발자국 더 전진할 수 있었다. fact.12 가 기존 FB1, OB1 등에서 BB5 등의 박스 시리즈는 물론 Twenty 시리즈와도 정교하게 구분될 수 있는 이유다.








"셋업 및 청음 테스트 : PMC X Bryston"



GLV에서 시청한 fact.12 는 그 슬림한 전면 배플 때문에 공간에 비하면 작게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사이즈를 객관적으로 볼 때는 일반 30평대 아파트 거실은 충분히 채울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그 스테이징에서도 매우 크게 그려진다. 특히 브라이스턴의 따끈따끈한 신형 파워앰프 7B3는 브라이스턴과 Ioan Alexandru Salomie 박사가 공동 개발한 큐브 시리즈 중 하나로 채널당 6백와트(8옴 기준)을 내주는 몬스터다. 여기에 BP26 프리앰프와 BDP2 트랜스포터 그리고 DAC3 까지 합세시켜 풀 브라이스턴 순정 조합을 마련했다. PMC 와 브라이스턴은 마케팅 차원에서도 공조가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실제 필드에서 베스트 매칭으로 호평 받아오고 있기도 해 흥미 있는 시청이 이루어졌다.





조수미 - OST, YOUTH 

Youth


조수미의 ‘Simple song’을 들어보면서 소프라노의 고역과 중역 대역 밸런스를 살펴보면 무엇보다 기존에 비해 매우 풍부한 정보량과 높아진 해상도가 돋보인다. 게다가 풀 브라이스턴 컴포넌트와 매칭한 음색은 거의 모니터 시스템에 근접하는 정교한 밸런스와 타이트한 윤곽이 드러난다.


착색은 완전히 제거되어 있으며 대신 고역의 정보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소프라노의 고역 하모닉스까지 깨끗하게 표현한다. 이런 정교하고 치밀하며 풍부한 고역은 무엇보다 칼 같은 포커싱을 만들어내며 다소 밝고 호쾌한 음색을 만들어낸다.



Michel Camilo & Tomatito - Spain

Michel Camilo & Tomatito - Spain


미셀 카밀로와 토마티토가 함께한 ‘Spain’ 같은 레코딩은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가 그러한 중고역 특성을 더욱 상세하게 투영해 보여준다. 커다란 어택에서 피아노 타건은 빠르게 정곡을 찌르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마치 피라미드 형태처럼 균형이 잘 잡혀있으며 특정 악기군이 강조되거나 마스킹되는 현상도 포착되지 않는다.

다만 매우 시원시원하고 빠른 반응 때문에 진하고 부드러운 촉감보다는 다소 직선적으로 예각을 그린다. 키타 핑거링은 손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며 서스테인이 짧아 번쩍 하는 사이 고점을 찍고 사라진다. 매우 명징하면서도 칼날처럼 예리하다.



이런 중, 고역 특성은 fact. 시리즈를 위해 PMC가 새롭게 개발한 유닛과 크로스오버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고역을 담당하는 트위터는 Sonolex 의 상급인 Sonomex 라는 소프트 돔 유닛으로 34mm 서라운드 구경에 19mm 돔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빠른 열 방출을 위해 마그넷 사이에 일종의 자성유체를 주입해놓았다. 옥타브당 24dB 슬로프의 크로스오버를 설계해 중역과 고역은 4kHz에서 크로스오버를 끊었다. fact.12가 하위 모델과 음질적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미드레인지 유닛에서 찾을 수 있다.


레퍼런스급 모델로 올라갈수록 각 대역을 서로 다른 유닛이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fact.12 도 50mm 구경의 중역 전용 유닛을 탑재해 중역 디테일을 향상시켰다.



Trio Toykeat - Gadd a tee

Trio Toykeat - Gadd a tee



이런 설계 특징은 여러 음악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트리오 토이킷의 ‘Gadd a tee’같은 레코딩에서 브러시 소리는 매우 부드럽고 스피커 사이를 매우 넓게 채워 넣는다. 또한 fact.8 에 비해서도 훨씬 더 뚜렷하면서도 표면 텍스처가 다른 악기와 명확히 분리되어 들린다. 피아노 타건은 어느 때보다도 타이트하고 빠르다.


이는 브라이스턴 풀 세트와 매칭에서 오는 영향도 크다고 판단된다. 바닥을 향해 깊고 빠른 에너지가 순식간에 넓게 방사되어 순간적인 어택에서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정곡을 찌르는 어택과 펀치력은 스피커 사이즈를 훨씬 더 뛰어넘는다.


fact.12 의 저역은 총 두 발로 그 구경은 5.5인치다. 체급과 그레이드를 생각하면 보편적인 기준보다 작은 편이다. 그렇다고 사이드 배플에 서브 우퍼를 달지도 않았다. 중역과 저역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400Hz 인데 이런 설계에서 풍부하며 자연스럽게 하강하는 저역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공간에 따른 조정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까 ? 아니나 다를까 후면 바인딩 포스트는 멀티앰핑이 가능하도록 트라이와이어링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대역 보정 필터가 마련되어 있다. 하나는 고역 또 하나는 저역 dB 조절 장치로 디폴트 O을 중심으로 +/- 조절이 가능하다.



David Zinman - Elgar Pomp & Circumstance

Baltimore Symphony Orchestra - Elgar



그러나 시청한 GLV 시청룸의 커다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디폴트 세팅에서 가장 잘 잡힌 저역 밸런스를 얻을 수 있었다. 데이빗 진만 지휘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들어보면 브라이스턴이 진두지휘하는 PMC 의 저역은 저역 제한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풀레인지급 저역이 바닥을 두드린다. 저역 형태는 팽팽하게 당겨져 있으며 바닥을 쿵 내리찍고 팽글 돌아서 섬뜩한 잔향을 남긴다. 깊고 빠르며 임팩트는 매우 강력하다.



사실 이런 저역 구간의 특징적 캐릭터는 PMC 의 전매 특허와 같다. ATL(Advanced Transmission Line)라는 일종의 저역 확장 기능 덕분이다. 약 3.3미터의 긴 구간을 돌아 나오는 형태로 파이프 오르간이 길이를 늘려 저역 하한선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트랜스미션 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위해 fact.8 보다 내부 용적을 25% 정도 늘렸고 최종적으로 전면 벤트 두 개를 마련해놓았다. 전면 배플과 하단 베이스 모두 그 두께를 증가시킬 수밖에 없었으며 결국 84dB(1w/1m)라는 낮은 능률을 얻게 되었다. 이 정도 용적과 베이스 유닛 구경에서 26Hz 라는 매우 낮은 저역 하강을 이루기 위해서지만 어쨌든 강력한 앰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정명화 & 정명훈 -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정명화 & 정명훈 - 한, 꿈, 그리움


마지막으로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재생하자마자 시냇물 소리가 마치 현장의 그것처럼 현실감 넘친다. 이어지는 종소리는 산사의 고요함을 깨며 손을 뻗으면 손에 잡힐 듯 음상의 크기와 위지가 뚜렷하게 보인다. 첼로 바디는 단단하고 밀도 높게 조여져 있으며 속이 꽉 들어찬 견고함이 돋보인다.



근음과 배음, 약음과 강음의 에너지 강/약 차이가 분명하며 옥타브 이동이 빠르다. 또한 윤곽이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상당히 정제된 소리로 기존 PMC 보다 오디오적 쾌감이라는 면에서는 몇 단계고 더 상승한 면모를 보인다.








"총평"



브라이스턴 풀 시스템과 PMC fact. 12의 매칭에서 탁월한 저역 핸들링은 그 어떤 앰프로도 치환 불가능한 것이다. fact.12 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와 차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스케일을 볼 수 있다. 호기심에 소스기기를 메트로놈으로 바꿔 테스트한 것이 또 다른 재미였는데 촉촉한 윤기와 함께 레코딩 본연의 풍부한 앰비언스가 더욱 살아나 한 차원 높은 재생음을 만들어냈다. 어쨌든 fact. 12는 여전히 연구 대상일 정도로 앰프와 소스기기 그리고 케이블 하나에 따라서도 매우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이미 BBC 모니터라는 자장의 외곽으로 벗어난 것은 물론이지만 여전히 모니터를 겸할 수도 있을 만큼 그 영역이 확장되었다. 때문에 주변기기와의 매칭, 여러 트위킹에서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으며 브라이스턴 같은 몬스터와 만났을 때의 퍼포먼스는 때로 뒤를 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섬뜩한 스릴을 만끽하게 한다.



Writteny by 칼럼니스트 코난





 사양


 
 형식
 3웨이 플로어 스탠드 스피커
 트위터
 1 x fact  19 mm (0.75")
 미드레인지
 1 x fact  50 mm (2.0")
 우퍼
 1 x fact 140 mm (5.5")

 재생주파수
 26 Hz - 30 kHz
 크로스오버
 400 Hz, 4 kHz
 ATL™ 길이
 3.3 m
 임피던스

 8 Ω
 감도
 84 dB

 마감 타이거 에보니, 리치 월넛, 화이트 실크
 캐비닛 크기(HWD) 1110 x 168 x 420 mm
 총 크기(HWD) 1135 x 268 x 443 mm (스파이크, 플린스, 터미널)
 무게
 26kg
 가격   1,800만원


 수입원 정보


 
 수입사 다빈월드
(주)다빈월드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63로 32 고객센터 : 1533-2088 대표번호 : 02-780-2062 FAX : 02-780-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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