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News & Notice

[리뷰] 코드 DAVE, DAC의 존재이유를 ‘소리’로 입증하다 (하이파이클럽, 2016년 8월)

[하이파이클럽] Chord 2022-04-12 조회수 266





"갈팡질팡 혼돈의 DAC의 세계"


고백컨대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 분야는 리뷰어 입장에서도 접근하기 어렵다. DAC의 핵심이 다름아닌 ‘첨단 IT’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앰프, 스피커, 케이블, 턴테이블, 튜너 같은 기존 오디오는 ‘생활형’ 기계에 가깝다. 이들 내부에 들어간 부품들이 모두 눈에 보이고 익숙한데다 작동원리가 비교적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진공관과 트랜지스터를 비롯해, 저항, 캐패시터, 트랜스포머, 어테뉴에이터, 콘지, 마그넷, 네트워크, 무산소동선, 단자, 피복, 카트리지, 모터, 벨트 등등.

DAC는 핵심 회로가 조그마한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담긴 탓에 설계자의 디자인이 좀체 ‘눈에 안보인다’. 사실 CD플레이어나 DAP(Digital Audio Player)부터 어려워진다. 이들 자체가 CD나 mp3 등에 담긴 디지털 음원을 ‘필터링’해서 아날로그 음악신호로 ‘컨버팅’해주는 DAC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DAC 분야는 설계자가 주창하는 휘황찬란한 ‘신기술’과 그럴듯한 ‘음향이론’에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휘둘리는 경향이 짙었다. PC-FI로 오디오를 시작한 필자 역시 그러한 문구에 갈팡질팡해온 대표적인 희생양(?)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비동기식(Asyncronous) USB 접속을 통해 컴퓨터의 지터(시간축 오차)를 극복한다."
" ‘지터킬러’인 내장 클럭(Clock)의 고정밀화야말로 DAC의 신세계를 열어줄 희망이다."
"업샘플링(Upsampling)은 노이즈를 줄이고 다이내믹 레인지를 넓히는 신의 한수다."
"16비트 mp3의 시대는 끝났다. 24비트 flac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천만에!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1비트의 DSD(Direct Stream Digital)다."
"울프슨 버브라운 ESS 같은 유명 제작사의 현존 최고 수준의 칩을 대량 투입했으니 더이상 의심치 말라."
"무슨 소리? 그런 범용 칩으로는 안된다.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방식으로 제작자가 직접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진짜 첨단 DAC이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 합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뒷단의 아날로그 파트다. 첨단 디지털 파트 다음단에 값싼 OP앰프를 붙여봐야 거기서 거기다. 디스크리트   방식이 정답이다."  

문제는 이러한 신개념과 반박들 사이를 오가면서 정작 DAC의 본질 혹은 존재이유는 아예 잊혀졌다는데 있다. 바로 이것이다. ’DAC을 잘 만들면 도대체 어떤 소리가 나오는데?’ 아니면 ‘어떤 사운드여야 잘 만든 DAC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혹은 ‘그 사운드의 특징은 어떤 것들인데?’ 등등. FPGA, DSP(Digital Signal Processor), 업샘플러, 디지털 리시버와 필터 등은 결국 이 ‘궁극의 사운드’를 위해 오디오 제작자가 선택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아, 이 소리는.."



이렇게 장황하게 리뷰를 시작한 것은 코드(CHORD)사의 2016년 신형 DAC ‘DAVE’(데이브)를 들으면서 DAC의 존재이유를 다시 생각해봤기 때문이다. 즉 DAC이 뒷단인 앰프에 넘겨줄 아날로그 신호가 어떤 모습이어야 정답일까, 결국 스피커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야 그 DAC이 잘 만든 제품일까 하는. 그런데 며칠 DAVE를 듣다 무릎을 쳤다. 그 정답은 너무나 가까이에 있었던 것이다.



- 자연스럽다(natural) : 음과 음이 물 흐르듯 연결된다.

- 부드럽다(smooth) : 8비트 옛날 전화수화기처럼 소리가 거칠거나 이가 빠지거나 모가 나지 않다.

- 맑고 투명하다(transparent) : 음원과 나 사이에 공기 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

- 작은 소리, 큰 소리, 저역, 고역 다 들려준다(wide-range) : 들려야 할 소리가 다 들린다

- 조용하다(quiet) : 치지직 거리는 기계잡음이 없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이 소리들은 바로 우리가 평소 거실에서 듣던 딸아이의 피아노 소리 아닌가. 콘서트홀에서 듣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와이드 레인지한 바로 그 소리 아닌가. 그것도 아니라면, 바로 오늘 아침 내가 산책을 하다 알게모르게 읊조리던 유행가 그 소리 아닌가. 결국 ‘아날로그 사운드’인 것이다. 일체의 디지털 레코딩 없이 그대로 전해지던 그 수많은 아날로그 사운드의 재생을 위해 DAC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DAC의 ‘레종데트르’다.






"코드가 바라보는 디지털 음원의 세계, 그리고 그 극복 방안"



코드사의 DAC은 국내에도 열혈 팬들이 많다. 필자가 PC-FI로 오디오를 시작하기 훨씬 이전부터 코드는 DAC 혁명을 주도해왔다. ‘펄스 어레이’(Pulse-Array) 방식이라는, 당시 획기적인 설계디자인으로 디지털 음원을 아날로그 신호로 컨버팅한 DAC64가 이미 2001년에 나왔다. 벌써 15년 전 일이다. 이후, 거치형 DAC의 끝판왕이라 불렸던 QBD76과 QBD76 HDSD, 휴대용 DAC/헤드폰앰프의 신세계를 연 HUGO와 MOJO, 이에 투입된 신기술을 다시 거치형으로 옮겨심은 HUGO TT, 순수 컨버팅에만 초점을 맞춘 2QUTE 등 모두가 애호가들과 리뷰어들의 극찬을 이끌어왔다. 그리고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날 금속성 외관과 내부 칩들이 보이는 볼록 유리창, 그리고 고집스레 지켜오고 있는 SMPS(Switched Mode Power Supply) 전원방식은 코드의 상징과도 같았다. 

 

이런 코드가 기존 플래그십 모델인 QBD76 HDSD에 이어 2016년 출시한 ‘코드 최상위 DAC’이 바로 ‘DAVE’다. 그래서 이름도 ‘Digital to Analogue Veritas in Extremis’다. 한마디로 ‘DA 컨버팅의 끝판왕’이라는 것. 크기와 무게는 QBD76 HDSD와 비슷하지만, 볼록한 유리창은 이제 그냥 유리창이 아니라 음원의 샘플링 레이트, 볼륨, 모드 등을 나타내주는 알록달록한 표시창으로 변신했다. 95스텝으로 볼륨을 조절할 수 있어(-76dB~19dB) 프리앰프로 활용할 수 있고, 헤드폰 단자가 있어(300옴에 154mW, 33옴에 1.4W 출력) 헤드폰앰프로도 쓸 수 있다. 실제로 코드사는 이 DAVE를 ‘DAC / Pre Amplifier / Headphone Amp’로 분류해놓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게 꼼꼼하게 살핀 것은 과연 코드사가 1) 이 DAVE를 통해 디지털 음원의 불완전성을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가, 그리고 2) DAVE는 실제로 어떤 사운드를 들려주는가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1) 전혀 새로운 문제제기를 통해 새로운 해결방안을 찾으려 했다, 2) 자연스럽고 부드럽고 투명하고 와이드레인지하고 정숙한 소리를 들려줬다. 





"WTA 필터 + 노이즈 필터 + 펄스 어레이 DAC"


코드사는 디지털 음원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원 아날로그 신호와는 위상(phase)이 약간씩 뒤틀린다’는 점을 꼽았다. 한마디로 원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의 파형을 겹쳐봤을 때 아주 정확히, 아주 완벽히 일치하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코드사에 따르면 샘플링 레이트 48kHz짜리 디지털 음원의 위상 오차는 20㎲(마이크로세컨드. 100만분의 20초). 이 정도면 사실 찰나의 순간이자 심각히 어긋나는 것도 아니지만, 문제는 우리 인간의 귀가 5㎲(100만분의 5초)의 위상차이까지 구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48kHz 디지털 음원을 그대로 아날로그 신호로 컨버팅했을 때 우리 귀에는 뭔가 부자연스럽고, 뭔가 뒤틀린 것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코드사는 192kHz 음원의 위상오차(코드사는 이를 ‘시간축 해상도’라 부른다)가 5㎲이기 때문에 최소 192kHz 이상으로 샘플링한 디지털 음원이어야 원 아날로그 신호의 정위감이 살아난다고 봤다. 그러면 기존에 44.1kHz나 48kHz로 샘플링한 음원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코드사가 내놓은 게 바로 DAC64에 처음 투입됐던 ‘WTA(Watts Transients Aligned) 필터’다. 한마디로 샘플링 레이트가 낮은 디지털 음원이라도 디지털 필터링을 잘 활용하면 이러한 ‘순간의 변화’(transients)를 제대로 포착해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참고로 ‘Watts’는 ’펄스 어레이 DAC 방식’을 개발한 주인공이자 코드사의 수석 엔지니어인 롭 왓츠(Rob Watts)의 그 ‘왓츠’다)


그런데 디지털 필터링을 통해 이 시간축 해상도를 높이려면 필터링 탭(Tap)이 거의 무한대에 가까워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디지털 신호의 위상으로부터 원 아날로그 신호의 위상을 ‘역으로’ 추론하기 위해서는 입력값과 출력값을 비교, 수정하는 과정을 그야말로 수없이, 무한대로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무한 연산’을 ‘한정적인 칩’에서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 그래서 아예 처음 추론 단계부터 타이밍 에러를 최소화함으로써 탭 길이(Tap-length)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바로 ‘WTA 필터’다. 코드사에 따르면 디지털 필터 탭 길이가 똑같은 256탭이라도 WTA필터를 거친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사운드가 훨씬 좋았다. 





결국 코드 DAC의 진보사는 이 WTA필터 탭 길이의 확장사다. 다른 브랜드 DAC의 탭 길이가 128~256 수준인데 비해 15년전에 나온 코드 DAC64가 1024탭이었고 이후 QBD76이 18,432탭, 2Qute와 Hugo가 26,368탭으로 진화해왔다. 그리고 DAVE는 무려 164,000탭이다. 다시 말해 DAVE는 역대급 디지털 필터링을 통해 최소한 시간축 해상도에서만큼은 원 아날로그 신호와 가까운 사운드를 얻어냈다는 얘기다.

 
코드사가 또하나 디지털 음원의 취약점으로 본 것은 각종 케이블을 통한 ‘전송과정’에서도 시간적인 지연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디지털음원은 DAC로 들어오면서 미세하게 시간축 지연(delay) 문제가 발생, 디지털 파형 자체를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비유로 말하면, 0과 1의 높이(진폭)를 가진 직육면체(원래의 펄스)를 삼켜버린 큰 보아뱀(DAC으로 전송된 펄스)의 형상이다. 이 파형 자체가 왜곡됐으니 아무리 정교한 내장 클럭을 동원, 아날로그로 신호로 컨버팅을 한다 해도 왜곡의 확대복사일 뿐이라고 코드사는 파악한 것이다.


이를 위해 코드사가 진작부터 투입해온 기술이 바로 ‘펄스 어레이’ 방식이다. 말 그대로 DAC에 들어온 ‘펄스’(pulse) 자체를 ‘재정비’(array)함으로써 컨버팅을 위한 첫단추부터 제대로 꿰놓고 시작하자는 방식이다. 결국 코드사는 디지털 음원 자체의 시간축 오차와 전송상의 시간축 오차를 각각 WTA필터와 펄스 어레이 방식으로 극복하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온 셈이다.

 
노이즈 제거(Noise Shaping)도 디지털 음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코드사의 전매특허다. 이 플로어 노이즈(Floor Noise)가 높을수록 볼륨을 올릴 경우 소란스러워지고 음의 날이 거칠어진다. 코드사는 이 노이즈를 없애기 위해 17차례 디지털 셰이핑 과정을 통해 무려 ‘-350dB’라는 경이적인 결과값을 얻어냈다. 데시벨로 표현하니 감이 잘 안오는데 이를 십진법으로 표기하면 ‘300,000,000,000,000,000(30경)분의 1’로 노이즈가 줄어든 것이다. 한마디로 노이즈가 거의 사라졌다!


이러한 여러 역대급 필터링과 펄스 어레잉, 노이즈 셰이핑을 위해서는 상식적으로 2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도의 소프트웨어와 이를 담을 고도의 하드웨어다. 소프트웨어는 다름 아닌 코드의 독보적인 FPGA 기술력이다. 이 기술력을 통해 2048배 오버샘플링, 256배 FIR 필터링, 17차 노이즈 셰이핑 같은 독자적인 DAC 알고리즘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하드웨어는 자이링스(Xilinx)사의 최신 FPGA 칩인 ‘SPARTAN6’와 166개에 달하는 DSP(Digital Signal Process) 코어다. 이 ‘SPARTAN6’ 칩은 dCS의 플래그십 DAC인 비발디에도 투입된 현존 최고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다. 그리고 QBD76 HDSD가 ‘SPARTAN3’ 버전에 18개 DSP 코어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쉼없는 진화를 거듭해온 셈이다.






"그래서 DAVE는 어떤 소리를 들려줬는가"


어쩌면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이 DAVE로 많은 음원을 들어봤다. 16비트도 들었고 24비트도 들었다. 동축케이블로도 듣고 USB케이블로도 들었다. 앰프도 바꿔봤고 스피커도 바꿔봤다. 필자가 애지중지하는 헤드폰으로도 들어봤다. 동원된 앰프는 오디오리서치의 레퍼런스 프리6, 레퍼런스 파워210, 콘라드 존슨의 프리 GAT, 파워 ARTsa, 스피커는 소너스 파베르의 일 크레모네제, B&W의 802 D3. 그야말로 호화사양이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나 공통된 ‘무엇’이 있었다. 그게 바로 처음 리뷰를 시작할 때 장황하게 언급한 ‘5가지 사운드 성향’이다. 이는 필자가 쓴 청음노트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들이기도 하다. 괜히 복잡하게 안쓰겠다. 청음곡의 감상 핵심만 정리하면 이렇다.






자연스럽다(natural) = DAVE의 가장 큰 덕목으로 결론내렸다. 느끼는 양상은 이랬다. 물흐르듯 자연스럽다, 현장에 있는 것 같다, 왜곡이 없다, 시간차가 없다, 음상이 핀포인트로 맺힌다, 사운드 스테이지가 저절로 펼쳐진다,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다 등등. 이는 디지털 음원의 여러 한계를 뛰어넘어 WTA필터와 펄스 어레이 DAC을 통해 원 아날로그 신호에 담긴 각 악기와 보컬의 3차원적 위치를 그대로 재생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그만큼 기존 디지털 음원이나 DAC이 이러한 정위감 표현에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사운드는 필자가 들은 대부분의 곡들에게서 거의 빠짐없이 느껴졌지만, 에밀 길렐스의 베토벤 소나타 23번 3악장,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 피레스-뒤메이-지안왕의 브람스 피아노 3중주 1번 1악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터틀 크릭 남성합창단과 달라스 여성합창단이 부른 존 루터의 레퀴엠은 그야말로 역대급 재생이었다. 소프라노 뒤로 깔리는 오르간의 떨림(Pie Jesu), 녹음홀의 현장감(Santus), 클라리넷 오르간 하프의 정위감 및 합창단 각 성부의 미묘한 위치차이(The Lord Is My Shepherd)까지 남김없이 들려주어 듣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





부드럽다(smooth) = 음의 입자가 곱다, 거칠지가 않다, 음 가닥이 수없이 많다, 정보량이 많다, 디카로 말하면 화소수가 엄청 많아졌다, 먹방으로 말하면 술빵만 먹다가 고급 카스테라를 맛봤다. 맞다. 원래 아날로그 신호는 이래야 하고, 또 이런 것이다. (베토벤 소나타 23번 3악장,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 스코틀랜드 챔버 오케스트라의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4악장, 에이비슨 앙상블의 비발디 사계 여름 1악장, 두네딘 콘소트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1번 1악장, 샤를 뮌슈 지휘-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의 생상스 오르간 교향곡 1악장 2부)



맑고 투명하다(transparent) = 왜곡이 없다, 가수의 기척이 느껴진다, 각 악기 고유의 음색이 그대로 드러난다, 전망이 좋다, 금관악기에서는 빛이 나고, 목관악기에서는 목향이 난다, 여성보컬은 카스테라처럼 촉촉하다, 그림판으로 말하면 표현할 수 있는 색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Way Down Deep, 웅산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안드리스 넬슨스 지휘-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4악장, 아델의 ‘Hello’, 나탈리 슈츠만의 ‘Gute Nacht’, 사계 여름 1악장, 레퀴엠)
작은 소리, 큰 소리, 저역, 고역 다 들려준다(wide-range) =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다, 고역은 쏘거나 나대지 않고 저역은 무르지 않고 단단하다, 펀치력이 있다, 약음에서의 표현력이 좋다, 현장감과 공기감이 좋다. (Way Down Deep, 환상교향곡 4악장,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조 로바노 쿼텟의 ‘Big Ben’,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베네수엘라 유스 오케스트라 연주의 말러 교향곡 5번 1악장)


조용하다(quiet) = SNR이 높다. 적막하다, 기척이 느껴진다. 노이즈 셰이핑 덕분으로 보여진다. (Way Down Deep, You Look Good To Me, Gute Nacht, 사계, 환상교향곡, 말러교향곡, 레퀴엠)








"결론"


음질 여부를 떠나 코드사의 DAC 디자인은 완전히 필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기계적 아름다움이 마치 사춘기 소년처럼 필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것이다. 튼튼하고 단단한 알루미늄 섀시와 알록달록하고 볼록한 표시창, 컴팩트하면서도 파격적인 디자인 등등. 그러나 애써 ‘신포도’ 취급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SMPS 전원으로는 한계가 있다, 표현력이 너무 세다, 너무 혈기방장하다, 완숙미가 없다 같은 인터넷과 주변 애호가들의 지나가는 한마디를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며 코드와 선을 그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DAVE 청음후 모든 게 바뀌었다. DAVE를 들을 후 필자가 1년째 사용해오고 있는 DAC을 투입해서 잠깐 들어봤다. 이 DAC 역시 FPGA 방식에 초정밀 클럭을 투입했고, 개인적으로 큰 불만없이 평생 가져갈 요량으로 몇번의 바꿈질 끝에 정착한 녀석이다. 그러나 호기있게 비교해본 것이 오히려 화근이었다. DAVE와는 가격대를 떠나 비교불가였다. 재생음의 수준이 완전 열화된 게 단박에 느껴졌다. 그 깊고(deep) 풍부한(rich) 향과 천변만변하던 식감의 산해진미는 다 어디로 가고, 앙상한 음의 윤곽과 단조로운 음의 색깔만이 남아버렸다. 아날로그가 아니라,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 어디쯤의 음이었다. 이 사실을 비교한 후에야 알게 됐다.

 
그러니 당부드린다. 괜히 무심코 DAVE를 듣지 마시라고. 그랬다가는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게 분명하니까. 동시에 또 당부드린다. DAVE를 어떻게든 꼭 한 번 청음이라도 해보시라고. 기존 DAC이 놓쳤던 그 원초적인 아날로그 사운드가 바로 그곳에서 몽실몽실 피어오르고 있으니까.  

   
Written by 김편






Specification

FREQUENCY RESPONSE
20Hz to 20kHz flat within +/-0.1dB (HF filter off)
THD + N
127.5dB (AWT)
CHANNEL SEPARATION
>125dB @ 1KHz
DYNAMIC RANGE
127.5dB (AWT)
DIGITAL INPUTS
4 x 75Ω SP/DIF BNC Coax 44.1KHz - 384KHz
1 x AES Balanced XLR 44.1KHz - 96KHz
2 x Plastic fibre optic ( TOSlink ) 44KHz - 192KHz
1 x USB ( B type ) 44KHz - 768KHz PCM + DSD
ANALOGUE OUTPUTS
2 x RCA Phono
2 x Balanced XLR
Recommended Room Size
> 20 sqm
HEADPHONE OUTPUT
1% THD 6.8v RMS with 300 ohm (154 mW)
1% THD 6.8v RMS with 33 ohm (1.4W)
PHASE SWITCH
2 Settings Positive or Negative output phase
SAMPLE FREQUENCIES
44.1Khz - 768Khz DSD64,128,256,512 native DSD + DoP (input dependant)
OUTPUT IMPEDANCE
0.0055ohm (short circuit protected) damping factor 145
POWER SUPPLY
90V AC - 250V AC auto switching 50 - 60HZ
DIMENSIONS IN MM
338 x 60 x 145mm (Width x Height x Depth)
WEIGHT
Low-Mid Range n/a
Mid Range 370 mm
High Range 85 mm
HORN DRIVERS Diameter
7Kg
DAVE
수입사
다빈월드
수입사 연락처
02-780-3116
공식 소비자가
2,160만원
수입사 홈페이지
dab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