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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Notice

[리뷰] CHORD CPM 3350 - 순간의 섬광, 공기를 가르다 (하이파이클럽, 2017년 2월)

[하이파이클럽] Chord 2022-04-12 조회수 295


“관습을 거부하다”


100dB 가 넘는 웨스턴 일렉트릭 혼 스피커에 단 수 와트의 삼극관을 매칭해서 듣던 시대를 지나 이젠 90dB 도 사치인 시대다. 물론 현재도 많은 형태의 앰프들이 제작되어 각각 다양한 시스템에 적용된다. 무엇 하나 버릴 것은 없다. 사용하는 시스템에 따라 300B에서 수십 다발의 MOS-FET 까지 그 출력 트랜지스터나 정류단 구성 및 여러 필터와 전원부 설계는 각자의 자유다. 하지만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가 추구하는 정확한 트랜지언트 응답특성과 광대역 등 정밀 타격, 고해상도 적막한 배경은 스피커 캐비닛은 온통 알루미늄으로 만들게 했다. 하지만 앰프 메이커들은 이런 스피커들을 드라이빙할 수 있는 앰프의 요구에 부응하는데 고초를 겪고 있다.





자고로 ‘하이엔드’라는 말은 어쩌면 ‘진보적인’이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따라서 가장 진보적인 오디오라면 필드 뒤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리드해야한다. 과거에 집착하거나 하이브리드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한다. 영국의 코드 일렉트로닉스 앰프가 애비로스 스튜디오나 로열 오페라 하우스 등에 설치될 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다. 프로 스튜디오의 세계니까. 그러나 아주 작은 음량을 변화와 단 1dB 의 차이에도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홈 오디오는 또 다른 분야다. 그리고 코드 일렉트로닉스가 본격적으로 홈 오디오 시장에 들어섰을 때 저음압의 고해상도 저음압 스피커 덕분에 절망에 빠졌던 오디오파일 커뮤니티는 발칵 뒤집혔다.





코드 일렉트로닉스는 기본의 관습을 거부했다. 가장 최근의 DAVE DAC 만 보아도 이는 명백히 드러난다. 존 프랭스와 로버트 와츠가 처음부터 주장했던 디지털 프로세싱 알고리즘은 하이엔드 디지털의 새로운 장르가 되었다. 그리고 코드는 독보적인 디지털 기술로 컨슈머 시장을 리드했다. Hugo를 지나 Mojo 라는 대중적인 제품이 수천만원대 DAVE DAC 의 기술을 이어받았다. 소수를 위해 존재하던 하이엔드 오디오는 단 몇 명의 오디오파일을 넘어 전 세계 다수의 음악 애호가와 그 수혜를 나누었다. 가장 이상적인 트리클 다운과 저변확대란 이런 것이다.




“레퍼런스 인티 CPM 3350”


리뷰의 주인공 CPM 3350 또한 기존의 관습을 거부한 코드 일렉트로닉스의 제품군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인티앰프다. 디지털 기기가 아니고 스피커에 증폭 신호를 전달하는 앰프 분야하다. 코드는 사실 디지털 제품이 아니라 앰프 증폭 설계, 더 자세히 말하면 전원부 설계의 혁신을 주도한 메이커다. 그 시작은 존 프랭스, 현재 코드 일렉트로닉스의 대표로부터 시작되었다. 1980년대 후반 항공우수 관련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고주파 전원장치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의 전원 시스템을 개발했던 제인슨 림이 누포스를 설립하기 이전 이미 존 프랭스는 항공우주 분야의 스위칭 전원부 기술을 오디오에 도입해 파란을 일으켰다.





스위칭 전원부의 충격은 불붙듯 오디오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단지 고효율의 작동을 넘어서 고품격의 음질을 재생하는 데 사용 가능한 스위칭 전원부 설계는 그리 쉽지 않다. 스위칭 전원부의 고주파 특성 때문에 노이즈를 유발하기 쉽고 이런 이유로 최상의 음질을 제 1 목표로 추구하는 하이엔드 메이커에서 기피했던 방식이다. 하지만 스위칭 방식은 아주 작은 전원부 설계가 가능하며 매우 빠른 전류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게다가 리니어 전원부처럼 커다란 회로 사이즈를 대폭 소형화할 수 있다. 물론 폭주하는 발열이 없을 뿐더러 이 방열을 위한 대규모 히트싱크도 줄일 수 있다.





코드 CPM 3350은 지금까지 코드 일렉트로닉스가 일구어왔던 스위칭 전원부 설계 기술을 집약시킨 인티앰프다. 여기서 착각하면 안 될 것이 있다. 스위칭 증폭, 즉 D클래스 증폭과 스위칭 전원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CPM 3350은 스위칭 전원부를 탑재한 앰프이지 D클래스 증폭을 하는 앰프가 아니다. 이 앰프의 증폭을 담당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트랜지스터 중 가장 진공관에 가까운 배음 특성을 보이는 MOS-FET이다. 보편적인 아날로그 앰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한 전류를 공급하기 위해 스위칭 전원부를 도입했으나 CPM 3350은 여전히 우리가 알고 있는 AB클래스 증폭을 수행한다.





재미있는 것은 기존 코드 앰프들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던 여러 단점들을 해소한 전원부 및 증폭단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Dynamic Coupling’이라는 증폭 시스템으로 음악 신호를 구성하는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신호가 굉장히 강력한 자속에 의해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균형적인 증폭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독보적인 설계의 초고속 스위칭 모드 전원부를 통해 기존 리니어 앰프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대신 나머지 부분엔 가장 음질적으로 아날로그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게다가 증폭 방식 자체는 클래스 AB 지만 음악 신호에 따라 바이어스 수치가 유동적으로 바뀌는 슬랑이딩 바이어스 방식이다.





“CPA3000과 SPM1050MKII의 융합”


결론부터 말하지만 CPM 3350은 코드의 분리형 앰프 CPA3000 프리앰프와 SPM1050MKII 파워앰프의 일체화에 다름 아니다.  외관 섀시는 풀 알루미늄으로 무장해 마치 최첨단 로봇의 몸체를 감상하는 듯 눈이 즐겁다. 전면엔 볼륨과 밸런스 조정 노브 두 개가 마련되어 있고 그 우측으로 S, B, A 등 소스 셀렉트 외 셋업 기능을 담당하는 버튼이 보인다. 우측으로는 입력 선택 등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가 적당한 사이즈로 설치되어 있다. 좌/우로 늘어선 커다란 기둥은 이젠 코드 앰프의 전매특허처럼 외형에 권위감을 부여한다. 후면을 살펴보면 RCA언밸런스 및 XLR밸런스 입력단이 마련되어 있으며 프리 아웃 출력단도 마련해놓고 있다. 출력 바인딩포스트는 WBT 금도금 단자가 장착되며 후면 중앙엔 전원 인렛이 보인다. 스피커 케이블 단자가 약간 큰 말굽이라면 설치에 어려움이 있으니 가능하면 바나나 타입 단자를 사용하길 권한다.





CPM 3350의 전체 회로 타입은 음질적으로 가장 유리한 풀 밸런스 구조다. 볼륨은 블루 벨벳 ALPS를 채용해 부드럽게 작동하며 각 입력단마다 게인 레벨을 조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물론 전기능 리모트 컨트롤러를 제공하고 있으며 감도는 무척 좋은 편이다. 가장 눈여겨 볼 것은 테크니컬 스펙이다. 8옴 기준 220와트 출력은 그저 수치일 뿐이다. 주파수 응답 특성이 –1dB 기준 0.8Hz에서 45kHz 로 역시 광대역을 커버하고 있다. 또한 출력 인덕턴스가 2.3mH로 매우 우수한 편이며 S/N비가 무려 –103dB 로 빼어난 특성을 도출하고 있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코드 3350 은 간만에 나의 시스템에서 매우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다인 컨피던스 C4를 중심으로 케프 LS50 및 플리니우스 프리/파워, 그리고 캐리 CAD-300SEI 등이 줄곧 레퍼런스가 되었다. 소스기기는 마이텍 브루클린 DAC 및 솜오디오 sMS-200을 사용했고 트랜스로터 ZET-3MKII (벤츠 마이크로 Glider SL) 및 레가 RP-8 그리고 레가 Aria 포노앰프 등을 활용했다. 한동안 기기 변경 없이 케이블 및 세부적인 튜닝 중에 들어온 코드 3350은 특성은 완전히 다른 음향 스펙트럼을 펼쳐보였다.



emilie - claire barlow
the very thought of you


첫 인상은 과거 코드 앰프들을 사용했을 때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에밀리에 클레어 발로우의 ‘The very thought of you’ 같은 재즈 보컬 레코딩에서 3350의 게인은 꽤 큰 편이다. 각 개인의 스피커 음압 및 소스기기의 출력전압이 다르므로 필히 적정 게인 값 조절이 필요한데 가능한 낮게 설정할 것을 추천한다. 음질적으로 에밀리에의 보컬은 무대 저 뒤편에서 섬광처럼 돌연 무대를 새하얗게 밝힌다. 높은 중역에서 그 이상 대역의 해상도가 무척 뛰어나 밝고 상쾌한 보컬 톤을 만끽할 수 있다. 짓누른 듯한 희미한 음상이나 어두운 면은 그 어디에도 없이 눈이 번쩍 뜨이는 홀로그래픽 이미징을 선보인다.



Helene Grimaud
Reflection


엘렌 그뤼모와 첼리스트 트루스 멜크와 함께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에서는 근음과 배음의 특성들이 명확하게 관찰된다. 피아노의 근음은 마치 얼음송곳처럼 쿨&클리어 타입의 사운드를 정교하게 귀에 꽂아 넣는데 어떤 그레인도 없는 크리스탈 클리어 스타일이며 그 표면 또한 맑고 매끈하다. A클래스 솔리드 스테이트나 진공관 앰프의 그윽한 온기까지 바랄 순 없다. 그러나 새털처럼 세밀한 낱개의 음들이 뭉개지지 않고 강건하고 뚜렷한 필치로 그려진다. 코드 3350에서는 오랜만에 각 악기들이 마치 우주 공간의 별들처럼 전체 공간 안에서 전혀 섞이지 않는 궁극의 악기 분리도를 실감할 수 있다.



Lee Ritenour
Smoke 'N' Mirrors


리듬 파트의 움직임과 페이스, 타이밍 등 시간축에서 코드 3350은 최대 강점을 갖는다. 리 릿나워의 ‘Smoke 'N' Mirrors’ 같은 퓨전 재즈 레코딩에서 리듬 섹션은 질척이는 느낌 따위는 전혀 느낄 틈이 없이 역동적으로 경쾌하게 재생된다. 저역 무게감은 그 양감보다는 빠른 하강 능력에 강점이 돋보여 빠르게 하강하며 그 바닥까지 해상도를 잃지 않아 극도로 선명하며 단단하다. C4의 저역 구간에서 일부 부스트 되는 지점이 있으나 코드 3350에서는 이 부분이 감지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커다란 응집력으로 인해 일사분란하게 쭉 당겨진 중, 저역 증폭 특성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초스피드, 광대역 특성과 탁월한 스피드 완급 조절 능력은 단연 압권이다.



BRUCKNER - Symphonies No.5
Scherzo


힘의 강, 약 조절 부분 또한 위 특성에 연관된 것으로 내가 접해본 그 어떤 앰프 중에서도 상위 클래스에 올려놓을 수 있는 성능을 보인다. 또한 소리의 음영 구분이 매우 크고 분명해 어떤 음악을 재생해도 다이내믹하며 앞으로 추진하려는 힘이 충만하다. 예를 들어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한 브루크너 9번 중 ‘Scherzo’에서 초반 약음들의 지속적이며 미세한 움직임 속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떨어질 경우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구간에서도 팽팽한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코드 3350의 스위칭 전원부 및 MOS-FET의 풍부한 배음 표현력의 시너지다.



ANDRIS NELSONS - Shostakovich Symphonies No.5
Allegro non


안드리스 넬슨스가 지휘한 쇼스타코비치 5번 교향곡 중 4악장 ‘Allegro non troppo’에서 강음들의 우레와 같은 연주들, 강력한 타격음들 사이에서도 일체의 허둥대는 기척이 없이 빠르고 정교하게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코드의 가장 큰 특성 중 하나로 빠르고 강력한 트랜지언트 응답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강한 음과 더 강한 음, 약간 덜 강한 음들의 차이도 밤과 낮처럼 정교한 비율로 대비시켜 보여주는 덕분에 전체 사운드 스펙트럼은 화려하면서도 살아 꿈틀거리는 실체감을 잘 살려준다. 사무라이의 칼처럼 단칼에 배어내며 무대를 가르는 음향 스펙트럼이 순간순간 섬광처럼 번뜩인다.



Myung Whun Chung - Shostakovich Symphonies No.5
In the hall of the Mounting King


스테이징에 관련된 부분은 정명훈 지휘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4번에서 더욱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코드 3350은 MOS-FET을 채용했음에도 매우 빠르고 정확한 특성의 스위칭 전원부 덕분에 시간축 측면에서 지연이나 불일치 현상을 극도로 낮추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축 측면에서의 정확도는 좌/우 채널의 시간차를 추적, 분석해 거리, 위치를 인지시키는 특성을 큰 폭으로 상승시킨다. 따라서 전/후 좌/우는 물론 대편성 오케스트라 각 악기들의 위치를 샅샅이 포착해 입체적으로 조망해준다. 고무적인 것은 대음량에서의 특성이다. 카라얀과 베를린 필이 연주한 페르귄트 서곡 중 ‘In the hall of the Mounting King’ 후반부의 총주에서 대음량으로 재생해도 전혀 흐트러짐 없이 리스닝 룸을 확장시킨 듯 광활하고 깊은 홀로그래픽 음장을 형성해준다.



“총평”


코드 3350은 코드 일렉트로닉스의 인티앰프 중 최상위 인티앰프다. 어떤 제조사든 특정 라인업의 최상위 기기엔 자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거의 모두 쏟아 붓기 마련이다. 물론 코드 일렉트로닉스의 본령은 분리형 앰프에 있다. 하지만 3350은 CPA3000 프리앰프와 SPM1050MKII 파워앰프를 한 몸체에 거의 유사하게 압축시켰다. 게다가 기존 모델들에서 약간 아쉬움을 남게 했던 부분들이 MKII 버전으로 넘어오면서 상당부분 개선되었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단지 수직적인 비교에서 3350은 인티 앰프지만 코드 일렉트로닉스의 개선된 스위칭 전원부 및 정류, 필터단의 투입은 3350을 가장 진보한 코드 앰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참고로 다인오디오 컨피던스 C4 및 케프 LS50과 함께 리뷰를 진행했지만 향긋하고 고혹적인 에소타의 고역과 그윽한 중역을 가진 다인보다는 B&W 같은 스피커와 더 뛰어난 매칭을 보인다. 이는 과거 나의 오랜 매칭 경험에서 얻은 것으로 B&W와 특히 스피드, 위상 정합 특성은 물론 음색적인 통일감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무척 크다. CPM 3350이 표현하는 음악의 기조엔 긴 호흡보다 순간적인 섬광의 아름다움이 빛난다.








Specification
Output Power220w RMS per channel @ 0.05% distortion into 8Ω
Frequency Response-1dB – 0.8Hz to 46kHz
Signal to Noise RatioBetter than -103dB
Channel SeparationBetter than 80dB
Input Impedance47kΩ Unbalanced – 94kΩ Balanced
Output Inductance2.3mH
Slew Rate70v per μS 1kHz, 20v Square Wave
Gain30dB
StabilityUnconditional
Dimensions Without Integra Legs42omm (w) x 355mm (d) x 133mm (h)
Dimensions With Included Integra Legs48omm (w) x 355mm (d) x 173mm (h)
Weight19kG
CPM 3350 Integrated Amplifier
수입사다빈월드
수입사 연락처02-780-73116
수입사 홈페이지www.dab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