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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Notice

[리뷰] Pioneer N-70AE - 디지털 신대륙 완전정복을 꿈꾸다 (풀레인지, 2017년 12월)

[풀레인지] Pioneer 2022-04-12 조회수 245









고음질 시대를 맞이해 음원 포맷과 유통 그리고 플레이어 등의 선두 다툼이 굉장히 치열해졌다. 디지털 포맷은 아날로그와 달라 먼저 포맷과 플랫폼을 선점하는 업체가 기준이 되어버린다. 반드시 고음질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하이엔드 오디오 유저들은 매번 고민과 번뇌에 빠지기도 한다. 디지털 포맷을 예로 들어 MQA는 손실 포맷이라는 일각의 주장 그리고 막대한 로열티 부가 등의 문제로 계속해서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거대 메이저 뮤직 컴퍼니와 계약이 이루어지고 MQA 대응 온라인 음원 플랫폼 및 하드웨어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한편 음원 재생 플랫폼은 최근 ROON이 급격하게 증가 추세로 단지 재생 기능 뿐 아니라 라이브러리 관리 기능을 포함한 토털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스포티파이가 최대 회원을 보유하고 이어 애플뮤직 등이 선전 중이다. 가장 많은 고해상도 음원을 서비스 중인 타이달 역시 꾸준히 충성도 높은 회원을 모집하고 있으나 향후 미래를 마냥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드웨어 부문 또한 이러한 급박한 선두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런데 예전 USB DAC 정도로 음원을 즐기던 단순 PC 오디오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포맷과 유통 플랫폼, 새로운 재생 인터페이스 등 응수해야할 기능들이 끝도 없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의 속성은 하이엔드 디지털의 거성들을 코너로 몰고 갔고 대부분 항복했다. 소프트웨어 엔진 개발이나 앱 개발 등에서 난관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ROON 같은 프로그램이 선전하는 이유 중 핵심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음향 메이커들이 선전하고 있다. 소니, 마란츠, 에소테릭, 아큐페이즈 등 CD, SACD 시대부터 자국의 독자적인 기술과 탁월한 인터페이스 등을 통해 탄탄한 기반을 갖추 메이커들이다.

그 중 파이오니아는 네트워크 오디오 분야에서 빠른 발전 속도와 함께 가장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홈 오디오에서부터 카오디오는 물론 “홈 엔터테인먼트의 꽃” 홈시어터 부문에서 꾸준히 갈고닦은 기술적 기반이 네트워크 오디오 시대와 맞물려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파이오니아 입장에서는 대단히 좋은 기회며 개발 과정 또한 다른 메이커처럼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여타 일본 음향 브랜드처럼 이미 디지털 및 네트워크 오디오 기술을 개발해 홈시어터 부문에 활용하고 있었다. 더불어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 파이오니아는 굳건한 믿음을 가질만했다. 하이엔드 디지털 소스기기의 레전드였던 와디아는 물론 얼마 전 작고한 찰스 한센의 에어 어쿠스틱스 같은 메이커에도 트랜스포트를 제공했던 이력이 있다.


 



파이오니아 디지털 기술의 총체


파이오니아 N-70AE는 이미 그들의 기존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경험한 사람들에겐 낯설지 않은 모델이다. 기존에 이미 N-50, N-70 등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어 커다란 히트를 기록했고 여전히 애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형 N-70AE 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기능과 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알아보자.

N-70AE는 기본적인 설계 기조와 스펙 등은 기존 모델과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일부 기능적인 부분에서 차등을 두고 있다. 우선 기능적으로 N-70AE 는 네트워크 플레이어면서 USB DAC이고 USB 메모리 재생 그리고 온라인 음원 스트리밍 등을 즐길 수 있는 만능 디지털 플레이어다. 기존 N-70A는 애플 에어플레이 및 DLNA, vTuner, 스포티파이 커넥트에 대응했다. 한편 신형 N-70AE는 에어플레이에 대응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스포티파이는 물론 타이달까지 대응하고 있다. 단, DLNA가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 파이오니아 N-70AE를 아이패드로 조작할 수 있다.
 



▲ 파이오니아 N-70AE 입력단자 별 재생 기능.


더불어 N-70AE 크롬캐스트가 빌트인 되었고 멀티룸 기능을 위해 FlareConnect™ 라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뿐만 아니라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DTS Play-Fi 를 지원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전송 포맷인데 이는 DTS에서 만든 무선 전송 플랫폼이다. 블루투스와 달리 고해상도 무손실 음원을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송규격. 더불어 멀티룸 기능까지 활용할 수 있어 꽤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라디오의 경우 TuneIn 인터넷 라디오를 지원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능은 N-70AE 이 가진 능력에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USB 입력을 통해 PC 및 뮤직서버 등과 연동 가능하며 USB 메모리를 물론 외장 HDD 연결을 통해 음원을 자유자재로 검색, 감상할 수 있다. N-70A 도 테스트해본 적이 있지만 N-70AE는 리모트 앱 업그레이드 덕분인지 자체 리모트 앱의 속도 및 편의성이 기존보다 좀 더 좋아졌다. 이 외에도 동축, 광 입력도 가능하며 아날로그 출력은 RCA 및 XLR출력까지 모두 대응한다. 더불어 셋업 메뉴로 들어가면 유/무선 네트워크는 물론이며 XLR 출력의 핫, 콜드 번호 지정까지 지원하는 등 역시 일본 제조사다운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참고로 무선 와이파이의 경우 듀얼 밴드 (5GHz/2.4GHz)에 대응하고 있다. 


 



고음질 위주 설계

대게 일제라고 하면 흠잡을 데 없는 다기능에 예쁜 디자인과 편리한 인터페이스로 인기를 얻는다. 그러나 진지한 하이엔드 오디오 추종자들에겐 음질에서 항상 발목을 잡히곤 한다. N-70AE의 경우 이런 부분에 대해 해당 가격 안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ESS Sabre 의 울트라 DAC ES 9016S 두 발을 사용해 8채널 DAC를 병렬로 사용하고 있다. 당연히 24bit/192kHz PCM 및 11.2Mhz DSD 등 우리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더불어 TI TPA6120을 활용한 헤드폰단까지 더해져 더할 나위 없는 구성이다.

재미있는 것은 다이렉트 모드 및 부가 필터 등이다. 디지털 필터는 ‘SHARP/SLOW/SHORT’ 등 세 가지를 지원해 음원 특성이나 입맛에 따라 골라 들을 수 있다. 더불어 입력 신호의 손실 데이터를 보상해주는 ‘Auto Sound Retriever’ 기능과 다양한 음원의 게인을 일정하게 정렬시켜주는 ‘Auto Level Control’ 기능도 그 쓰임이 쏠쏠하다. 이 외에도 32비트 양자화를 통해 다이내믹레인지 확장을 돕는 Hi-Bit32 및 업샘플링 기능 또한 보다 뛰어난 음원 재생을 위한 부가 기능으로써 가치가 높다. 하지만 만일 사용하고 싶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입력 음원 그대로 재생하는 다이렉트 모드를 마련해놓고 있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테스트는 최근 메인보다 더 많이 듣고 있는 서브 시스템에서 진행했다. 스피커는 토템 어쿠스틱의 30주년 기념작 시그니처 원, 앰프는 사이러스 8-2 DAC 겸 인티앰프 그리고 소스기기로 파이오니아 N-70AE를 사용했다. 유선, 무선 모든 기능들은 무척 부드럽고 손쉽게 작동할 수 있었다. 셋업 부분의 경우도 초보자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어서 네트워크 오디오에 대해 거부감 있는 사람들도 사용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면에 마련된 3.5인치 컬러 LCD 디스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커버 플로우가 음악 감상의 심미적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갭리스(Gapless) 재생 기능으로 빠르고 부드러운 재생이 가능한 점도 매력적이다. 음질 테스트는 주로 NAS에 저장된 음원 재생에 주력했음을 밝힌다.


음질적으로 일단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 저역 쪽으로 내려와 있어 엷게 날리지 않고 중심이 확고하다. 예를 들어 에릭 클랩튼의 ‘Magnolia’같은 곡에서 드럼이 푸근하며 묵직하게 시종일관 리듬을 주도하며 기타는 날카롭지 않고 약간 묵직하며 몽롱한 질감으로 하늘거린다. 에릭 클랩튼의 보컬은 텁텁하거나 지나치게 거칠지 않고 중역대가 도톰해 약간 달콤하게 들릴 정도다. 블루지한 곡과 녹음의 맛을 잘 살려낸다.






대게 중, 저가형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 음원 재생을 해보면 저역 하단과 고역 상단에서 해상도 저하가 생긴다. 따라서 생생한 실체감과 현장감이 상실되고 무척 밋밋하고 엷은 컨트라스트를 보여준다. N-70AE는 중, 저역 쪽 에너지감이 뛰어나면서도 광대역에 풍부한 정보량을 뽐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예를 들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Dance of the tumblers’에서 저역은 웅장하고 탁월한 밀도감과 펀치력을 지녔다. 이 가격대 네트워크 플레이어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래리 칼튼의 ‘Take me down’에서 펼쳐지는 약음과 강음들의 대조는 싱싱한 현장감을 배가시켜준다. 여타 교향곡에서도 느껴지지만 매크로 다이내믹스가 뛰어나 셈, 여림 표현이 분명하고 악기들의 움직임이 크고 뚜렷하게 표현되는 편이다. 래리 칼튼의 기타가 요동치고 하모니카가 합주를 펼치는 부분, 부분마다 끈적끈적하고 팽팽한 탄력감이 잘 묘사된다. 와중에 디지털 필터나 여타 기능을 활용해보면 음원에 따라 미묘한 변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대게 이런 음질적 설명을 가하면 굵고 육중하며 조금은 해상력이 결여된 소리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고역의 해상도 또한 출중하다. 물론 하이엔드 분리형 서버/DAC 구성과 비교할 수는 없다. 기돈 크레머의 피아졸라 오마주 앨범 중 ‘Oblivion’을 들어보면 심하게 차갑거나 건조하지 않고 중용적이며 묵직한 에너지감과 추진력이 깊게 표현된다. 가냘프고 여성스러운 터치보다는 충분히 힘 있고 상쾌한 음질을 즐길 수 있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 평

 



갈수록 다양해지는 음원 포맷과 복잡해지고 있는 무한 경쟁시대의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 파이오니아 N-70AE는 무척 높은 경쟁력을 지닌 네트워크 플레이어로서 디지털 신대륙 완전 정복에 나서고 있다. 결국 진지한 소수의 하이엔드 오디오파일 외에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즐기고 있고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점에서 타이달 및 무선 스트리밍, 멀티룸 기능까지 더해진 N-70AE는 막강한 음원 스트리밍 엔진으로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과거 초창기 파이오니아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 아쉬웠던 리모트 앱의 발전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음질적으로도 4Hz에서 90kHz 에 이르는 광대역에 SN비가 117dB, 다이내믹레인지도 117dB 등으로 기능 뿐 아니라 스펙 면에서도 최신 고해상도 음원 재생에 훌륭히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외에 THD+N 수치는 무려 0.0017%, 채널 분리도가 110dB 로 우수한 편. 아마 동일한 모델에 모노코크 방식으로 알루미늄을 통절삭해 입힌다면 하이엔드 브랜드 제품 못지않을 듯하다. 비슷한 가격대 또는 약간 더 높은 가격대에서도 통합 네트워크 플레이어 중 N-70AE를 넘어설 제품은 당분간 보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