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모험정신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없었다면 새로운 토지의 개척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한 곳에서 머무르다 식량난, 토지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결국 자멸하게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모험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났고, 실패와 어려움을 겪은 끝에 결국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이를 개척하며 인류가 전 세계에 퍼져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모험정신은 이동수단으로도 이어져 길이 아닌 곳을 달리기 적합한 이동수단들이 점차 발전하게 된다. 특히 내연기관이 발명된 이후에는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져 길이 아닌 곳, 즉 오프로드를 달리기에 적합한 차량들이 개발되었으며, 자동차 시장에서는 이를 오프로더 혹은 SUV로 칭하고 있다. 모터사이클 시장에서는 멀티퍼퍼스, 듀얼퍼퍼스 등으로도 불리는 어드벤처 장르가 크게 발전했는데, 오프로드를 달리기 적합한 장비들, 긴 작동범위의 서스펜션과 스포크 휠, 오프로드용 타이어 등을 장착하고 몸으로 전달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서 있는 자세, 스탠딩 포지션으로 달리기에 적합한 센터 스텝과 높은 핸들바 등의 구성을 갖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점차 스쿠터 시장으로도 옮겨져 몇 년 전부터 어드벤처 장르와 스쿠터를 결합한 어드벤처 스쿠터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물론 주파 성능만 놓고 본다면 순수 어드벤처 장르에 비해 떨어지지만, 어드벤처 장르가 따라올 수 없는 특징도 분명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쉬운 조작과 높은 편의성으로, ‘당기면 나간다’는 스쿠터의 기본 특징을 계승한 데다 스쿠터의 구조적 특징 역시 그대로 이어져 넓은 수납공간이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어 부가적인 수납함을 장착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특징들로 인해 시장에서 어드벤처 스쿠터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푸조 모터사이클에서도 자사만의 특징을 담은 어드벤처 스쿠터 XP400을 지난 2022 밀라노 모터사이클쇼 현장에서 처음 공개했고, 국내에도 출시가 임박한 상황이다.
외관에서는 어드벤처 스타일을 스쿠터에 담아내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고민과 노력이 엿보인다. 전처적인 외관은 직선과 각을 이용해 대단히 남성적이면서 파워풀함을 보여준다. 전면부엔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부리, 일명 비크를 달아놨는데 스쿠터에 맞춰 너무 과하지 않게 살짝만 돌출시켜 전체적인 형태와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또한 헤드라이트좌우에는 푸조의 상징이기도 한 사자의 송곳니가 연상되는 긴 주간주행등이 더해졌다. 차체는 검정색과 은색에 종류별 색상이 조화를 이뤄 세련미와 터프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차량 크기는 전장 2,190mm, 전폭 870mm, 전고 1,190mm에 휠베이스 1,545mm, 시트고 815mm이고 무게는 231kg이다.
핵심인 엔진은 프랑스에서 제작된 수랭 단기통 400cc의 파워모션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6.7마력/8,150rpm, 최대토크 38.1Nm/5,400rpm의 성능을 갖췄다. 최고속은 137km/h로, 저회전에서도 우수한 토크를 발휘하도록 세팅됐으며, 마찰을 저감시켜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LFE 기술로 저소음을 실현해 쾌적한 주행이 가능하고 우수한 연비로 도심에서도 경제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앞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 뒤는 아치 서스펜션으로도 부르는 링크 타입 쇼크 업소버를 장착했는데, 쇼크 업소버를 차체 옆면 페어링 사이로 살짝 드러내 디자인 요소로도 활용하고 있다. 브레이크는 앞 듀얼 디스크, 뒤 싱글 디스크 구성에 2채널 ABS로 안정성을 강화했다. 휠은 충격 흡수에 용이한 스포크휠을 채택하면서도 정비 편의성을 고려해 튜브리스 방식을 적용했다. 크기는 앞 17인치, 뒤 15인치로 본격 오프로드보다는 가벼운 임도 정도에 적합한 구성이며, 타이어는 앞 110/70, 뒤 160/60 사이즈를 사용한다.
편의장비로는 우선 스마트키가 적용되어 열쇠를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도 시동을 걸 수 있다. 계기판은 5인치 TFT 풀컬러 스크린을 중심으로 좌우에 아날로그 속도계와 회전계가 배치됐으며, TFT 스크린은 주행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i-커넥트 앱을 통해 스마트폰을 연동시켜 전화 수신이나 음악 재생 등 스마트폰 제어가 가능하고, 내비게이션 기능도 지원한다.
수납함은 국내에도 출시된 장고와 마찬가지로 시트가 전후로 나뉘어 각각의 아래에 독립된 수납공간을 배치했고 앞쪽은 풀페이스 헬멧을 수납할 수 있으며, 뒤는 소지품 보관이 가능한데 내부에 충전포트를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시트 앞 끝부분에도 작은 수납함을 만들어 스마트폰 등 작은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푸조 모터사이클 XP400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중이며, 오프로드 지향의 GT사양과 온로드 지향의 얼루어 사양이 함께 출시된다. 색상은 GT가 초록색과 흰색, 얼루어는 회색으로 총 3종이며, 정확한 출시 일정과 가격은 미정이다.
물론 우수한 엔진 성능이나 뛰어난 주파성능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근본은 스쿠터인 만큼 편의성 역시 중요하다. 일반도로는 물론이고, 갑작스레 만난 비포장도로에서도 거침없이 내달릴 수 있는, 그러면서도 편하고 즐겁게 달릴 수 있는 모델을 원한다면 푸조 모터사이클의 XP400에도 주목해보길 바란다. 프랑스인들이 해석한 어드벤처 스쿠터로 색다른 모습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