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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월드 소식

[탐구] 100만원 미만 구입 DAC - 레가 DAC-R , YBA WD202 , 그리고 3번째 'I' 와의 비교 (풀레인지, 2018년 1월)

풀레이지 2022-04-12 조회수 959





* 꼭 쓰고자 하는 내용을 편하게 작성하는 것이어서 경어체가 생략되었습니다. 그 점 양해 바랍니다.


음질의 기준은 절대적 음질과 상대적 음질이 있다. 무조건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연히 절대적 음질은 저렴한 제품이 더 좋아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없지는 않다. 비싼 제품과 저렴한 제품 중에 음질이 좋아질 수 있는 확률을 8:2 혹은 7:3 정도라고 가정해 보도록 하자. 그렇다면 가성비를 논하는 분들은 여기서 2 혹은 3 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컴포넌트 별, 음질 상관 관계에 대해서도 간단히 이야기 해볼까?

어떤 이들은 유식한 척을 하면서 무조건 소스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은 진리에 가깝다.
어떤 이들은 스피커에 따라서 음질의 마지막이 대부분 결정되고 가장 넓고 큰 영역을 스피커가 차지하기 때문에 스피커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앰프가 좋지 않으면 스피커나 소스기나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니 앰프가 중요하다고도 한다.
공간이나 취향은 0순위라고 해두자. 하드웨어에 국한된 이야기이다.


그런데 다들 알겠지만, 그건 마치 인생을 살면서 행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는 것과 비슷한 논제다.


가족, 친구, 사람과의 관계만 좋으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돈은 없어도 될까?
집이나 차는 없어도 될까?
직장은?? 취미는?? 건강은??


결과적으로 뭐 하나만 중요한 건 없다. 종종 하나에 무조건 몰빵을 한다는 경우도 있는데,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결이 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해석도 그때그때 달라져야 되며, 그 다른 해석이 옳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저렴한 DAC로 좋은 음질을 만들 수 있을까?





방금 이야기를 했지만 이 이야기는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유치하게 맞다 틀리다를 논하고 싶지 않다. 무조건 맞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스기가 좋으면 음질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것도 평소처럼 음식에 비유를 하자면, 한상의 식탁을 준비하는데 정해진 예산 내에서 최고의 재료를 먼저 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
세상에 좋은 음식 재료가 나쁘다는 사람은 전혀 없다. 그런데 3명 혹은 4명을 위한 한 상 저녁거리를 6만원에 준비하자고 했는데, 최고급 생선회 한 접시만 6만원에 구입했다고 하자. 최고급이기 때문에 회의 질이 좋은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다들 맛있다고는 하지만 양이 너무 부족해지고 음식의 종류가 한가지라는 것도 아쉬워지게 되지 않을까?


소스기를 가장 비싸게 구입하는 것은 제한된 비용으로 최고급 생선회나 최고급 초밥, 혹은 최고급 한우를 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 맛있다는 것은 다들 인정하지만 양이 적고 그게 좋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끼려면 비용의 차이가 아주 커져야 된다.


엄청 비싼 비용으로 최고급 재료의 최고급 음식을 구입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는 밥도 없고 국도 없고 다른 육질의 씹는 맛이 있는 고기도 없고 술도 싸게 가야 되고 튀김도 없고 탕도 없고 죽도 없고 구이도 없게 된다.

 
다시 오디오에 비유해 보도록 하자.
예산의 대부분을 먼저 소스기에 투자하게 되면 스피커를 이용해 공간에 어울리는 울림과 에너지감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컴포넌트가 무엇인지는 따지기 위해서는 정해진 예산 내에서 전체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했을 때, 최종적으로 좋은 음질을 만들 수 있는 구성인지가 먼저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맛있는 맛집이 있다 하더라도 가격이 비싼 것 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최고의 비용을 지불하고도 여전히 배가 고프고 허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비싼 음식으로의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을까? 질적인 문제와 물리적이고 양적인 문제를 어떻게 적절한 비율로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오디오 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질적 부분을 추구하기 위해 물리적인 문제나 양적인 문제를 무시했다가는 질적인 부분도 전혀 살릴 수 없는 상태가 되곤 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비유를 참고해 보도록 하자.
스피커는 육체고 앰프는 육체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영양소와 음식에 비유해 보도록 하자. 그리고 소스기는 감성과 정신력이라고 가정해 보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감성과 정신력이 아무리 좋더라도 육체적 건강이 없이 뭔가를 잘 할 수 있을까? 종종 이렇게 이야기 하면 필자가 소스기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처럼 이해할 수도 있지만, 소스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단품의 중요성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르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단은 육체의 건강이 갖춰져야 감성과 정신력도 발휘가 된다고 생각한다. 육체적 베이스와 건강이 없이도 감성과 정신력을 발휘하는 것은 베토벤이나 반 고흐같은 사람들이나 짧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가능한 것이다. (베토벤은 당시 기준으로는 의외로 살만큼 살았지만 요즘 세상에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을 챙기지 못한 상태에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겠는가? 그러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걸 강요할 수도 없다)


그래서 육체는 스피커, 영양소와 음식은 앰프가 되어서 육체적 베이스와 건강을 형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육체적 베이스와 건강이라는 요소는 공간에 어울리는 사이즈의 스피커 선택과 그 스피커를 기본적으로 제어해 주고 구동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앰프 구성을 뜻한다.


여기에 소스기는 스피커와 앰프의 성향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성향을 고르고 스피커와 앰프가 하지 못하는 영역의 음질을 바꿔줄 수 있는 세련되고 감성적인 기종을 선택하면 된다. 저렴한 기종들 중에서도 그런 제품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혹자들은 절대적 음질을 중요시 하면서 본인이 알고 있는 음질보다 더 낮은 수준의 음질은 좋은 제품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경향도 많다. 과연 그것이 제대로 된 판단 방법일까?


오디오 시스템을 꾸미는 것을 마치 무인도에 들어가서 생존을 하는데, 소스기, 스피커, 앰프라는 3사람이 들어가서 생존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내가 생각하기에는 손재주가 좋은 목수나 군인 같은 사람이 꼭 한 사람 있어야 될 것 같다. 예컨대, 김병만 씨 같은 사람이면 최고다.


그런데 이 상황에 절대적 가치를 따지느라 목수가 필요한데 그 목수의 절대적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학력을 따질 필요가 있을까?
중학교만 나왔어도 좋은 목수는 좋은 목수일 수 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어도 좋은 군인은 좋은 군인일 수 있다. 어차피 그 분야의 센스와 이해력이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오디오 시스템을 꾸민다는 것은 결국 제한된 예산 내에서 최고의 효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거 따지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무인도에 요리사를 데리고 간다면 그 요리사를 소스기에 비유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런데 굳이 제한된 조건에서 그 요리사가 꼭 해외 유학파인지 혹은 유명한 호텔에서 근무 경력이 있는지 등을 우선적으로 따질 필요가 있겠는가? 예산은 제한적이면서 무조건 최고의 단품만 따진다는 것 자체가 과욕이고 밸런스 붕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예산이 넉넉할 때는 당연히 소스기에 투자를 먼저 해도 되지만, 예산이 제한적이라면 스피커를 먼저 선택하고 앰프와 소스기는 매칭에 따라 선별하면 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소스기는 스피커와 앰프가 갖고 있지 못한 음색의 세련미와 중고음의 세련미를 잘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모든 오디오 기기를 밸런스로만 평가하는 경우가 있어서 모든 오디오 기기를 무조건 대역의 평탄함과 밸런스로만 그 가치와 음질, 성능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객관적 성능을 따지는데 밸런스와 평탄함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게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오디오 기기는 결국은 매칭이 다 이뤄졌을 때 소리를 낼 수 있고 그래야 그 음질을 평가할 수도 있다.


무인도에 혼자 가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3명이 가서 무인도에 살 건데, 3명 다 공부 잘한 20년 차 관리직 공무원만 3명 데려갈 것인가?


(누군가의 딴지가 벌써부터 들리는 것 같다. 우리는 서울에서 사는 게 목적이라고 ^^)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도 분명 소스기도 음질에 영향을 많이 준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렇게 따지면 스피커도 음질에 영향이 많고 앰프도 영향이 많고 심지어 혹자들은 케이블도 영향이 많다고 하고 아파트인데 뒷벽에서 50cm 이상 떼지 않으면 아주 망할 음질이 나올 것 처럼 겁을 주기도 하는데???)


이해하기 쉽도록 예컨대, 소스기를 요리사에 비유한다면 우리가 음악 좀 듣자는데 항상 유학파 호텔 요리사의 음식을 먹어야 되는가? 당신은 항상 그 정도 수준이 되어야 만족하겠는가?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꼭 그 정도를 원한다면 소스기에 400~500 혹은 과감하게 1000만원 이상 투자하면 된다. 그렇지만 호텔 음식만 즐기느라 집은 여관방에서 지낼 건가?


100만원 정도의 DAC만 잘 활용하더라도 얼마든지 동네 맛집 정도 수준의 음질을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다만, 그 단품 하나의 음질이 그대로 최종 음질로 나올 것이라는 제한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YBA WD202 , 레가 DAC-R , 그리고 'I'




3가지 DAC 제품은 해외 가격도 비슷하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격도 비슷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안타깝지만 레가 DAC-R은 계속 그 가격에 구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들에 대해서 필자의 솔직한 느낌을 적어보겠다.


먼저 기능적인 부분,

■ YBA WD202
-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아닌 단순 DAC로는 현재 가장 많은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XLR 밸런스 입력과 출력, 헤드폰 앰프, 볼륨 조절, i-Pod 단자 지원, DSD 128 지원, 디지털 OUT 단자 지원, 고급 알루미늄 리모콘 제공

■ 레가 DAC-R
- DSD 미지원, 디지털 OUT 단자 지원, 약간의 음색 조절 가능한 디지털 필터 선택 가능

■ DAC 'I'
- DSD 256까지 지원, DAC 기능 외에 특별한 기능 없음


기능적으로는 유독 YBA 제품이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고 사실 디자인도 비슷한 가격대 제품들 중에서는 출중한 편이다. YBA측에서는 새시에서도 상판이나 좌우측 새시를 붙이고 조립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한 장으로 된 새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자랑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겉모양은 거의 같은 구형이 있고, 최근은 DAC칩이 신형으로 들어가면서 스펙이 향상된 신형이 판매되고 있다. 출시 가격도 조금 다른데, 구형은 국내에서 판매된 적은 없는 것 같고, 후면 단자 배열로 구분이 가능하다.



레가 DAC-R은 확실히 음질을 만들 줄 아는 회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레가는 아날로그가 전문인 회사다. HIFI용 턴테이블 판매량이 자사 주장 기준 세계 1위라고 하며, 카트리지도 직접 제작을 하고 있다.


아날로그 쪽에서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일종의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자부심 같은 것 때문에 DAC를 비교적 늦게 생산했고 DSD도 여전히 지원하지 않는다. USB 입력으로 192kHz를 지원하는 것도 사실 불과 얼마 전 일이었다.
얼마 전까지 PCFI를 막 입문한 유저들은 무조건 스펙과 지원 포맷이 최우선이라 이런 DAC는 겁도 없이 말도 안되는 DAC였던 것이다. DSD만 안된다고 해도 뭔가 준비가 안된 뭔가 시대에 뒤쳐진 제품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레가의 DAC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오히려 턴테이블 판매 1위이면서 아날로그적인 음질이라는 것에 대해서 가장 잘 안다는 자부심의 레가보다 스펙만 좋게 나오는 중국 DAC가 갓 입문한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더 인정을 받는 추세였다.


필자는 레가 DAC가 USB 로 24/96까지만 지원할 때부터 테스트를 했었지만 확실히 레가다운 음을 내주는 DAC였다. 가장 큰 차이라면 다른 흔한 입문용 DAC들은 가장 큰 문제가 재생 대역폭이 협소하거나 아니면 입문자들에게 선명함을 어필하기 위해 중고음이 얇고 가벼운 성향이라면 레가 DAC는 아날로그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답게 음이 얇거나 가볍지 않다. 그리고 그렇다고 음이 무겁거나 답답한 것도 아니다. 필자는 전혀 이 정도를 가지고 답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이 무거운 것과 배음이 자연스러우면서 아날로그적인 것은 다르게 평가되어야 한다.






DAC 'I'는 출시된 지가 좀 된 제품이라 DSD를 지원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기능이 없다. 한때는 DAC를 가장 선도적으로 제작하고 출시하던 제작사였지만, 현재의 기종들은 다소 출시된 지가 오래 되어서 이정도 출시 텀이라면 디지털 시장에서는 구형 취급을 받게 된다. 과거에는 아무런 기능이 없어도 단순 DAC이기만 해도 인기가 있었다면 요즘은 경쟁 기종들이 많아졌다.
필자는 이 제품의 한 단계 상위기종을 상당히 크게 칭찬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제품은 가격대가 더 비싸서 이 제품은 마이너 버전으로 나온 기종인데 음질에도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DAC 'I' 가 그렇다고 음질이 특별히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중립적인 밸런스를 중시하는 분들에게는 다른 제품보다 점수를 더 받을 수도 있다. YBA는 중고음 위주인데 혹자들은 YBA는 DAC 'I' 에 비하면 저음이 약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DAC 'I'는 그나마 음의 밀도도 있고 음이 모아진 것처럼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이 얇거나 가볍지 않은 편이다. 볼륨을 올리면 DAC로 인한 소리에 힘도 있는 편이고 중저음도 탄탄한 편이다. 가격에 비해서는 말이다.
다만, 음질이라는 것은 같은 음을 가지고도 좋게 평가하자면 좋게 평가할 수 있고, 같은 음이라도 단점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는 것인데, DAC 'I'의 음은 음색적 매력 포인트는 별로 없다. YBA 나 레가 DAC-R과 비교를 하자면 DAC 'I'는 중고음의 하모닉스나 배음 특성이 약하다. 음이 모아져 있기 때문에 배음 특성이나 하모닉스의 미묘한 매력은 약한 것인데 음식에 비유하자면 향과 육즙같은 요소가 약한 것이다. 예컨대, YBA나 레가 DAC-R이 봄나물이나 잘 숙성된 집된장 등에 비유한다면 DAC 'I'는 고기에 비유할 수 있다. 다만 기름기와 육즙이 많지 않은 약간은 퍽퍽한 느낌의 고기에 비유할 수 있다. 냉정하게 이야기 하자면 고기로서의 볼륨감이나 밀도감 같은 느낌은 장점이지만 다소 퍽퍽한 건 단점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YBA의 음이 가볍고 저음이 약하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왜 굳이 DAC로 중저음을 만들려고 하나?? 꼭 그래야 될까? 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중저음은 스피커나 앰프로 만드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한가지 제품이 좋을 수도 있는 것과 싫을 수도 있는 것






레가 DAC-R을 기준으로 설명을 해보자.
레가 DAC-R의 재생대역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다. 가능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레가 DAC-R의 음색은 비교적 평탄한 상태에서 중역대가 얇지 않고 중역대에 약간의 볼륨감과 함께 말랑말랑하면서 약간 맑은 느낌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역대에 볼륨감이 있고 말랑말랑하면서 맑다는 표현을 잘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은 역시 말로는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지만, 어차피 청음을 하더라도 매칭기기와 환경이 모두 본인에게 익숙하지 않고서는 청음을 해도 파악을 정확하게 못한다. 매칭기기들이 좋고 세팅이 잘 되어 있으면 좋게 들리는 것이고 매칭기기가 별로고 세팅이 별로면 안 좋게 들리는 것이다.


필자는 맑다는 표현을 투명하다거나 명징하다거나 선명하다는 표현과는 다소 다르게 사용한다. 대부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선명하고 명징하고 청량감이 있다는 것을 다소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청량음료에 비유한다면 맑다는 표현은 고기나 채소 등을 이용해 우려낸 맑은 탕의 국물에 비유하는 것이 좋겠다. 맑다는 표현은 무겁고 답답하다는 것과는 상반된 의미지만 절대로 쏘는 느낌이나 얇고 예리한 느낌과도 구별되는 의미다. 거기에 중역대의 볼륨감이 있고 말랑말랑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레가 DAC-R은 중역대가 높은 높은 중역대에서 낮은 중음역대까지 미끈하게 이어지는 음의 연결감이 자연스럽다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이 특성에 앰프의 밀도감이나 중저음의 적절한 탄력감이 더해지게 되면 말랑말랑한 특성도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이정도의 매칭이 되면 스피커가 어지간히 경질의 성향이 있더라도 그게 상당 부분 자연스러운 성향으로 바뀌게 된다. 다른 DAC들은 중역대의 볼륨감이나 온기감, 탄력이나 말랑말랑한 느낌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설명들이 레가 DAC-R의 음색 자체를 설명하기에는 적절한 표현이지만 아주 약간은 과장된 표현일 수 있다는 점만 고려해 주면 되겠다. 온기감이나 말랑말랑, 아날로그적 이라는 표현 등을 썼지만, DAC-R은 레가의 구형 DAC나 CDP에 비해서는 그래도 대중적으로 좀 더 밝아진 편이다.


YBA는 국내에서는 다소 평가 절하 되어 있지만 음악성 면에서는 필자가 평가절하 되어 있는 브랜드 서너가지를 예로 들자면 꼭 들어갈만한 브랜드다. 예컨대, YBA는 프랑스의 마크레빈슨이라고도 불린다. 음색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 말처럼, YBA는 좋게 말하면 대단히 투명하고 섬세하고 세련된 음색을 갖고 있지만 두텁고 안정적인 밸런스를 선호하는 유저들은 음색이 얇고 가볍다고 평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연배가 좀 있는 분들은 음색이 얇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심하게는 소리가 가볍거나 얇게 느껴지면 그 자체로 좋은 음을 만들어 보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뭔가 잘못된 오디오 제품으로 평가 절하하곤 한다.


그렇지만, 오디오는 제품 하나만으로 소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소금은 짜기만 하는데, 왜 소금은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가 되었겠는가?


소스기는 재생대역에 꾸밈이 없어야 하고 평탄하고 녹음된 소스의 있는 그대로만 신호를 전달해 줘야 된다는 말이 있는데, 당연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원론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오디오 매칭이 항상 그렇게 원론적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YBA WD202의 음질이 별로인 것은 아니다.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필자는 음의 밀도나 중저음의 풍부함, 진득함이나 묵직함 등은 스피커와 결국은 앰프의 매칭으로 만든다. 경험상 그게 훨씬 쉽고 그게 맞다. 그러면 중고음의 투명도나 해상력, 입체감, 펼쳐짐, 엣지감, 이미징, 정교함 등은 뭘로 만드는 것이 좋을까?
어느 한가지 제품이 어떤 음질의 영역을 100% 책임 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은 소스기에 의해서 변화가 많이 된다.


투명한 음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중음이나 고음이 약간 선명하기만 하고 그 중음에 에너지가 없으면 이미징 형성 능력이 부족해지게 된다. 중음의 이미징에 맥이 살아 있어야 한다. 음색이 얇더라도 그 얇은 음에도 힘과 에너지가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이다.


얇은 중음을 화살에 비유해 보도록 하자. 활을 처음 쏘는 사람이 시위를 당겨서 쏘면 몇 발자국 못 가서 힘없이 떨어지겠지만, 잘 쏘는 사람이 쏘면 300미터까지도 힘차고 곧게 날아간다.

 
필자가 YBA WD202를 가장 크게 평가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음의 투명도와 깨끗함이다. 그런데 투명도와 깨끗함만으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투명도와 깨끗함, 이미징이 좋기 때문에 음이 두텁거나 무겁지는 않지만 대단히 청결하면서도 대단히 말끔하고 깨끗하게 정제된 중음의 이미징이 뛰어난 것이다. 마치 투명하게 속이 다 들여다 보이는 수정이나 얼음에 비유할 수도 있다. 표현하기에 따라서는 다소 창백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DAC의 성향 자체만으로는 말이다. 그렇지만 누누히 이야기 하듯이 DAC 하나만 가지고 음악을 듣는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DAC의 성향이 그러니 최종 음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혀~ 전혀~ 전혀~
음식에 소금을 넣었는데 단맛이 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성향과 맛을 단순하게만 해석하면 소금을 넣으면 짠맛이 나기 때문에 음식에 넣으면 안되지 않을까? 소금 자체의 맛은 짠맛이지만 소금은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주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소금을 넣었는데 단맛이 살아나는 것이다.


YBA DAC를 다른 앰프와 매칭한다면 앰프와 스피커, 케이블의 매칭에서 어디 한군데 혹은 케이블 포함 두 군데에서 배음과 색채감을 약간만 살려주면 된다. 그러면 이런 수정 같고 투명한 얼음 같은 음색 특성은 상당한 고음질로 발휘되게 된다. 매칭 기기에서 음의 잔향과 여운, 중음과 저음의 미끈함이나 탄력, 양감만 조금 보완해 주면 YBA DAC의 약점은 보완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피커와 앰프에는 음의 매끄러움이나 양감, 탄력, 볼륨감이나 음의 여운의 특성을 가진 장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스피커나 앰프에 마찬가지로 밋밋한 성향을 매칭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YBA WD202같은 성향을 매칭하는 것이 오히려 그런 스피커와 앰프에는 더 소금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결국은 음질이라는 것은 최종 매칭이 끝났을 때,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단점의 존재가 없게 되는 것이다. 세상 어느 누가 소금만 음식으로 먹겠는가? 다른 음식과 곁들여서 먹지....





비슷한 가격 혹은 약간 더 비싼 가격대의 다른 오디오 제품에서 만들 수 없는 중고음의 투명도나 해상력, 입체감, 펼쳐짐, 엣지감, 이미징, 정교함, 청정함 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특성 자체는 좋은 특성들이고 오디오 시스템에서 필요한 특성인 것인데, YBA DAC를 사용했다고 해서 음이 가볍게 느껴지고 음이 얇게 느껴지고 경질로 느껴지는 것은 겨울에 사람이 추우면 옷을 더 입거나 실내로 들어가면 되는데, 여름 옷을 입고 나서 옷이 엉망이라고 탓을 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여름이라